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초호황인데 수익성 '딴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문이 쏟아지고 있고, 장기공급계약(LTA)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SK하이닉스는 향후 3년치 HBM 물량이 완판됐을 정도다. LTA도 삼성전자는 10곳, SK하이닉스는 14곳과 체결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추가로 10개 고객사와 LTA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도 일부 고객사와 통상 5년 안팎인 계약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LTA 확대는 메모리 업체뿐 아니라 소부장 업체에도 긍정적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후에도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할 수 있고, 장비 발주 시점을 예측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다만, 소부장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크게 못 미쳤다. 현재 3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 중인 만큼 직전 분기 기준으로 비교해도 수익성 격차는 컸다.
올해 2분기 기준 메모리 3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5~80%에 달했다. 반면, 국내 소부장 업체들은 한미반도체(48.5%)를 제외하면 원익IPS 11.3%, 주성엔지니어링 9.3%, 솔브레인 16.9%, 유진테크 20.6% 등에 그쳤다. 해외 장비 업체인 램리서치(35%)와 도쿄일렉트론(28.9%)과 비교해도 최대 4배가량 차이가 났다.
◆"일감은 보장해도 이익은 별개"
이는 LTA가 안정적인 매출을 뒷받침할 수는 있지만, 높은 수익성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소부장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원가 상승분을 납품 가격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소재·부품 업체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더라도 이를 납품 단가에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 장비 업체 역시 고객사와 사전에 납품 가격을 정하는 계약 구조상 원가 변동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기 쉽지 않다.
반면, 차별화된 기술력이나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결국 판매량뿐 아니라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도 수익성을 좌우하는 요인인 셈이다.
다만,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낮다고 실적 개선 폭까지 작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소부장 업체의 수혜를 판단할 때 영업이익률뿐 아니라 발주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규모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