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과 술 마신 그 여자, 中스파이였다...백악관 '발칵'

입력 2026-10-30 06:48
"젠슨황에 접근해 첨단칩·美정부 정보 파악한듯"
"트럼프, 1년 전 보고받고도 묵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술을 마신 여성 기업인이 중국 스파이라는 점이 드러나 백악관에 비상이 걸렸다.

미 정보당국은 중국 국적인 앨리스 황(Alice Huang·중국명 황러)이라는 인물이 황 CEO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중국에 정보를 유출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앨리스 황은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기업 메가스피드의 고위 임원이다. 그는 중국 방송기자로 일하다 이후 중국 주요은행들에게 근무한 뒤 반도체와 AI 기업 등에 자금을 대는 투자사 허시캐피털에서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메가스피드의 CEO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회사 자료상 설립 초기 경영이사(managing director)를 지냈다가 현재는 이사직에서도 물러난 것으로 확인된다.

메가스피드는 엔비디아 칩을 구매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해당 연산 자원을 중국 기업들에 임대한다. 엔비디아는 이 기업을 클라우드 파트너사로 자사 웹사이트에 소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말레이시아 관계사가 2024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엔비디아 칩이 포함된 인공지능(AI) 장비를 최소 48억 달러(약 6조4천억원) 구매했다. 작은 회사치고는 이례적으로 막대한 금액이다.

미 당국은 메가스피드가 중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칩 일부를 중국으로 밀반입하고 있다고 의심해 2024년부터 조사를 해왔다.

이 회사가 구매한 장비 일부를 데이터센터에 설치하지 않고 포장된 상태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이 상무부 현장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 당국은 앨리스 황을 전자 감시하다 그가 한 미국 시민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가 바로 젠슨 황이었다.

앨리스 황이 2024년 6월 대만 타이베이의 한 바에서 다른 AI 기업 임원들이 함께 젠슨 황의 옆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 사진에 포착됐다.

또 지난해 5월에도 젠슨 황과 업무 만찬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다른 AI 공급업체 관계자들도 함께였다.

그는 자신의 SNS에 젠슨 황과 찍은 사진을 올려 친분을 자랑해 투자금을 모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백악관에는 비상이 걸렸다. 앨리스 황이 젠슨 황을 통해 엔비디아 기술 관련 정보는 물론 미중 관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 등을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약 1년 전 이를 보고 받고도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엔비디아가 미국 경제에 파급력이 큰 기업인데다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복잡해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 당국자들은 젠슨 황이 앨리스 황이 중국 정부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내 일부 고위 인사들은 그가 진짜 몰랐던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젠슨 황과 앨리스 황은 통상적인 업무 관계라고 해명했다.

존 리조 엔비디아 대변인은 "고객과의 만남은 CEO 업무의 일부이며 젠슨은 매년 수천 명의 고객사 임원과 대화를 나눈다"며 "만약 특정 인물이 미국 산업에 위협이 된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했다면 우리에게 알렸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창 대변인은 "근거 없는 모함과 비방"이라고 일축했다.

메가스피드 측은 "이 문제를 극도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련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