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금융회사를 주말을 포함해 3~4일 만에 정리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된다.
금융위원회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을 다음 달 2일부터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실 금융회사에 적기시정조치를 내린 뒤 이를 이행하지 못해야 정리처분을 할 수 있다.
주주총회와 입찰 등 관련 절차도 거쳐야 해 부실 포착부터 계약이전까지 통상 150일가량이 걸린다.
그러나 앞으로는 긴급한 상황에서 이러한 절차를 생략해 정리 기간을 3~4일로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신속정리제도 적용 대상은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다. 다만 농·수협은행과 재보험사, 여신전문금융회사, 일부 자산운용사 등은 제외된다.
금융회사가 부실하거나 부실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중대한 금융위기가 발생하거나 금융시장 안정이 현저히 저해될 우려가 있을 때 제도를 가동할 수 있다.
또 금융위원회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신속정리 대상 금융회사로 지정할 수 있다.
대상으로 지정되면 금융 당국은 영업정지와 관리인 선임, 계약 이전, 제3자 인수, 주식 소각·병합, 인허가 취소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이나 상법상 주주총회 결의,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심사 등도 생략할 수 있다.
자산·부채 실사 역시 1~2일 내 잠정평가로 대신하고 사후에 확정 실사를 진행한다.
주주와 채권자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도 마련한다.
신속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이 일반적인 청산·파산 절차를 거쳤을 때보다 크다면 그 차액을 예금보험기금에서 보전한다.
금융위는 정리처분 이후 6개월 이내에 관련 내용을 국회 정무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가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2023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있다.
당시 미국은 4일 만에 가교은행을 설립해 예금을 이전했고, 영국은 주말 사이 SVB 영국법인을 HSBC에 매각했다.
금융위는 오는 12월 14일까지 입법예고를 진행한 뒤 관계부처 심사 등을 거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