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 난다더니"…한국인 10명 중 8명 '소득 사다리' 못 올랐다

입력 2026-10-29 13:08
소득 상향 이동률 16.9%로 역대 최저…청년층도 하락
하위 20% 탈출 어려워져…상위 20%는 86.5%가 유지


1년 전보다 소득분위가 상승한 사람이 10명 중 2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계층을 올라가는 비율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저소득층은 상위 계층으로 올라가기 어려워진 반면 고소득층은 기존 지위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소득 사다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소득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소득분위가 전년보다 상승한 사람의 비율은 16.9%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0.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최저치다.

소득분위가 하락한 사람도 16.1%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줄었다. 상향과 하향 이동을 합친 전체 소득 이동성은 33.0%로, 2021년 35.0%를 기록한 이후 4년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민 3명 중 2명은 전년과 같은 소득분위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특히 청년층에서 소득 계층을 올라가는 비율이 낮아진 점이 눈에 띈다. 15~39세 청년층의 소득 상향 이동 비율은 22.4%로 전년(23.0%)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40~64세 중장년층도 14.7%에서 14.5%로 하락했다.

반면 노년층은 9.9%에서 10.0%로 소폭 상승했다. 청년 고용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노인일자리 사업 등으로 고령층의 근로소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소득 계층의 고착화 현상은 최하위 소득층에서 더욱 뚜렷했다.

2023년 소득 하위 20%인 1분위에 속했던 사람 가운데 이듬해 상위 계층으로 이동한 비율은 29.3%에 그쳤다. 전년(29.9%)보다 0.6%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10명 중 7명 이상은 여전히 최하위 소득 계층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청년층의 1분위 탈출률 역시 38.4%에서 37.7%로 떨어졌다. 중장년층도 31.9%에서 31.4%로 낮아진 반면 노년층은 11.5%에서 12.2%로 높아졌다.

반대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에 속했던 사람 가운데 86.5%는 이듬해에도 같은 계층에 머물렀다. 전년보다 0.6%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고소득층의 계층 유지 경향이 더욱 강해진 셈이다.

장기간에 걸친 계층 고착 현상도 확인됐다. 2017년 소득 하위 20%에 속했던 사람 가운데 24.9%는 2024년까지 8년 연속 최하위 소득분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처럼 소득 이동성이 약화한 배경에는 인구 고령화와 청년 고용 부진뿐 아니라 경제성장에 비해 더딘 근로소득 증가세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연구원 정책통계연구실장은 "2024년도 피용자 보수 증가율은 전체 성장률보다 떨어진 반면 기업의 총잉여증가율은 더 높았다"며 "성장의 과실을 기업이 조금 더 많이 가져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통계는 개인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가구 전체 소득이나 재산소득, 이전소득 등은 반영되지 않아 소득 하위 분위에 속한다고 해서 반드시 빈곤층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고 국가데이터처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