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운명 쥔 ESS…삼성 살리고 SK 울렸다

입력 2026-10-29 14:21
수정 2026-10-29 14:36
<앵커>

지난 2분기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흑자를 낸 것과 달리 3분기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삼성SDI는 ESS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배터리 판매를 늘리며 흑자를 이어갔지만, SK온은 적자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부진을 채울 새로운 수익원을 얼마나 확보했는지가 실적을 가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산업부 최민정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최 기자,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두 회사 실적 차이가 크다고요?

<기자>

삼성SDI는 2분기보다 흑자 폭을 키웠지만, SK온은 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삼성SDI는 올해 3분기 매출 4조 7천억 원, 영업익 4,100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더해 3년 만에 최고치를 냈습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ESS로 수익성을 높인 겁니다.

GM 합작공장을 단독 인수하며 받은 일회성 정산금까지 더해졌는데요.

증권업계는 약 1,5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정산금을 제외해도, 영업이익이 2,500억 원대로 시장 기대보다 높은 수익을 낸 것으로 평가합니다.

SK온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조 5,300억 원, 영업손실 805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3분기보다 손실 규모는 줄였지만,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한 적자입니다.

올해 2분기에는 고객사 보상금으로 8천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ESS 사업의 매출 기여가 크지 않아 다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앵커>

두 회사의 실적을 가른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기자>

핵심은 전기차 말고 배터리를 어디에 팔았는지입니다.

삼성SDI는 ESS에 더해,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배터리 판매를 늘려왔습니다.

ESS가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설비라면, UPS와 BBU는 정전이 발생해도 전원이 끊기지 않도록 돕는 장치인데요.

AI 데이터센터는 전원이 잠깐만 끊겨도 피해가 클 수 있어, 이런 비상 전원용 배터리가 필요합니다.

삼성SDI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ESS와 BBU 판매 확대를 수익성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SK온은 ESS 후발주자로,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인데요.

올해 네오볼타 파워와 9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 공급은 내년부터입니다.

경쟁사들은 이미 ESS 판매를 늘려 실적을 내는 것과 달리, SK온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한 겁니다.

ESS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LG에너지솔루션을 보면 알 수 있는데요.

배터리 3사 중 북미 ESS 생산능력이 가장 큰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잠정 실적을 통해 영업익 7,56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ESS 수주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건데요.

앞으로 배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은 무엇인가요?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실제 공급으로 연결하는 생산능력이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삼성SDI는 이번 달부터 미국에서 ESS용 LFP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했고요.

내년 상반기부터는 ESS용으로 전환한 생산라인 두 곳도 차례로 가동할 계획입니다.

단기적으로는 ESS로 돈을 벌고 중장기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인데요.

컨퍼런스콜에서 언급한 내용 듣고 오시죠.

[조한제 / 삼성SDI 전략마케팅실장 : 고객사에서 (전고체 배터리) 성능 평가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고객 요구사항에 맞춘 성능 개선과 검증을 반복하며 내년 양산을 위한 제품 사양을 구체화…]

SK온은 추가 수주와 양산 준비를 통해 ESS 사업 매출 기반을 키우는 것이 과제입니다.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연말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할 예정인데요.

두 회사 모두 미국 생산을 늘리면 생산 보조금인 AMPC 수령액도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SK온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기존 전기차 생산라인의 ESS 전환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는데요.

추가로 SK온은 SK그룹이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사업과 연계해 배터리 공급 기회를 찾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SK텔레콤과 협업을 통해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 수요 패턴을 분석한다고 전했습니다.

앞으로 전기차에 집중된 배터리 공급처를 얼마나 넓히는지가 실적 회복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