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다 ADC, 임상3상 성공…큐리언트 손잡은 론자 기술력 재조명

입력 2026-10-28 14:23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Takeda)가 유럽종양학회(ESMO 2026)에서 발표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임상3상이 성공하면서 국내 바이오기업 큐리언트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다케다의 임상 성공 제품에 적용된 기술이 최근 큐리언트와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 공동사업화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CDMO 기업 론자(Lonza)의 기술이기 때문이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다케다는 지난 2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ESMO 2026에서 CLDN18.2 표적 ADC인 아르코타툭 타바테칸(arcotatug tavatecan, TAK-921/IBI343)의 임상 3상 G-HOPE-001 세부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임상은 기존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 4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아르코타툭 타바테칸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0.2개월로 대조군의 6.9개월 대비 유의하게 개선됐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역시 7.1개월로 대조군 3.1개월을 크게 상회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37.4%로 대조군 7.7%보다 높았다.

특히 이번 임상은 전체생존기간과 무진행생존기간이라는 두 가지 일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다케다는 이를 바탕으로 일본 허가 신청을 추진하고, 위암과 췌장암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르코타툭 타바테칸에 적용된 ADC 기술이다. 아르코타툭 타바테칸은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Innovent Biologics)가 개발하고 다케다가 중화권 외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ADC로, 론자의 자회사 Synaffix가 보유한 ADC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앞서 이노벤트는 지난 2021년 Synaffix와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항체 접합 기술인 GlycoConnect, 친수성 스페이서 기술인 HydraSpace 및 toxSYN 링커-페이로드 기술을 IBI343 개발에 도입했다. 양사는 2023년 해당 협력을 확대하면서 IBI343에 Synaffix 기술이 적용됐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

아르코타툭 타바테칸은 TOP1 저해제인 exatecan을 페이로드로 사용하는 ADC다. 이번 임상 3상 성공은 Synaffix 기술이 적용된 TOP1 저해제 기반 ADC가 실제 환자에서 생존기간 개선이라는 중요한 임상적 성과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최근 론자와 ADC 플랫폼 공동사업화 계약을 체결한 큐리언트에도 의미 있는 소식이다. 론자는 지난 12일 큐리언트의 CDK7 저해제 기술에 대한 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발표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 'SYN-duo CC'를 공개했다.

SYN-duo CC는 TOP1 저해제인 exatecan과 큐리언트의 CDK7 저해제를 하나의 ADC에 결합하는 기술이다.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두 페이로드를 동시에 전달함으로써 항암 효과를 높이고,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극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다케다의 아르코타툭 타바테칸과 큐리언트·론자의 SYN-duo CC는 모두 exatecan 계열 TOP1 저해제를 활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큐리언트의 CDK7 저해제가 추가되는 구조다.

CDK7은 암세포의 전사 조절과 세포주기 진행에 관여하는 핵심 단백질로, 이를 억제하면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필요한 다양한 기전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다. 큐리언트와 론자는 CDK7 저해제를 TOP1 저해제와 결합함으로써 기존 단일 페이로드 ADC의 항암 활성을 강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케다의 이번 임상 결과가 큐리언트의 CDK7 저해제를 결합한 이중 페이로드 ADC의 효능까지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동일한 TOP1 저해제 계열과 Synaffix의 ADC 기술이 적용된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이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이중 페이로드 ADC를 개발하려는 큐리언트와 론자의 전략에도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론자가 큐리언트와 체결한 계약의 또 다른 의미는 글로벌 사업화 구조에 있다. 론자는 Synaffix 인수를 통해 확보한 ADC 접합·링커·페이로드 기술에 글로벌 의약품 개발 및 생산 역량을 결합해 ADC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큐리언트의 CDK7 저해제는 이러한 론자의 ADC 기술 포트폴리오에 새로운 페이로드 옵션으로 추가됐다. 이에 따라 큐리언트는 자체 ADC 파이프라인 개발을 넘어 론자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항체와 암종에 CDK7 저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다케다의 임상 성과가 론자의 ADC 플랫폼 기술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큐리언트와 론자가 공동사업화를 추진하는 차세대 이중 페이로드 ADC 기술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ADC 시장이 단일 페이로드 중심에서 서로 다른 작용기전을 결합하는 이중 페이로드 기술로 진화하는 가운데, 큐리언트가 확보한 CDK7 저해 기술의 활용 범위가 얼마나 확대될지 주목된다.

한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다케다의 임상3상 성공으로 론자의 ADC 기술이 후기 임상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큐리언트와 론자의 공동사업화가 향후 글로벌 ADC 개발사들과의 추가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