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만 바라보던 시절 끝났다"…LG생활건강, 1600억 승부수

입력 2026-10-28 14:22
수정 2026-10-28 16:59


LG생활건강이 '과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뷰티·건강 기업(Science-Driven Beauty & Wellness Company)'이라는 새 비전 아래, 독보적 R&D 역량과 브랜드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업의 무게중심을 기존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중국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유통망 확대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0월 부임한 이선주 대표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앞세워 올해 상반기 북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넘어서며 글로벌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북미 핵심 오프라인 채널 안착…달라진 성장 공식

2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글로벌 사업은 북미 시장에서의 주요 브랜드 성장과 신흥 시장 다변화 전략을 바탕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차별화된 고성장 제품 경쟁력을 토대로 상반기 기준 북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뛰어넘은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LG생활건강의 주요 해외 시장이었다. 특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더후'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성장해 왔지만 최근에는 북미시장으로 사업 무게중심을 옮기며, 글로벌 성장 축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발맞춰 북미 사업을 리테일 및 디지털 채널 중심의 K-뷰티·웰니스 브랜드로 재편하기 위해 자회사 '더 에이본 컴퍼니' 지분 100%를 매각하고 자원과 역량을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핵심 메이저 유통망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두피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는 아마존 온라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북미 코스트코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 올해는 미국 핵심 뷰티 편집숍 '세포라(Sephora)' 온·오프라인 매장에 대거 입점하며 프리미엄 뷰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K-뷰티 대표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베스트셀러 '미감수' 라인의 경쟁력을 앞세워 타겟(Target), CVS, 월그린(Walgreens) 등 주요 유통 채널에 이어 올해 미국 최대 오프라인 채널인 '월마트(Walmart)' 매장에 전격 입점하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와 수분 강자 '빌리프' 역시 미국 화장품 유통업체 얼타 뷰티(Ulta Beauty)에 주력 라인업 선보이며 북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또 오랄뷰티 브랜드 '유시몰'과 자회사 '더크렘샵'을 앞세워 북미 최대 뷰티 박람회 '코스모프로프(Cosmoprof)'에도 참여했다.

LG생활건강은 북미를 넘어 신흥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9월 멕시코에서 개최된 'K-엑스포'에서는 닥터그루트와 더페이스샵 팝업 트럭 콘셉트의 부스를 열어 일평균 5,000여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현지 반응을 이끌었다.

동남아 시장에서도 색조 브랜드 'VDL'과 오랄뷰티 브랜드 '유시몰'이 각각 '쇼피(Shopee)' 및 '라자다(Lazada)' 등 현지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CNP는 베트남 메가 인플루언서와의 꾸준한 협업을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 '틱톡숍(TikTok Shop)'에서 높은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스킨 롱제비티부터 뷰티테크까지 초격차"…독보적 R&D 역량

LG생활건강 경쟁력의 바탕에는 뷰티·웰니스 분야에 대한 독보적인 R&D 역량이 자리잡고 있다. 매년 약 1,600억원 규모의 R&D 투자를 이어가며, 독자 성분 개발과 유전자·피부과학 융합 연구, AI·빅데이터 기반 바이오 사이언스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LG생활건강은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유지하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 피부 장수)'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얼굴 이미지로 피부 유형을 분류하는 '비전 AI(Vision AI)' 기술을 활용, 한국인 여성 약 1만6,000명의 얼굴 이미지를 분석하고 얼굴 부위별 노화 속도의 차이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비전 AI 기술을 적용한 최대 규모(한국인 대상 연구 중)의 얼굴 노화 연구 사례로, 해당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게재되며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생활건강은 차세대 독자 성분 개발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13년 연구의 결실인 차세대 항노화 성분 'NAD Power24™'가 대표적이다. LG생활건강은 해당 성분을 통해 세포 손상 복구와 고령 피부의 노화 지표 개선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저명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고 핵심 특허를 확보했다.

아울러 아시아인 6만명의 피부 빅데이터 연구로 색소 침착 관련 핵심 유전자 7종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으며, 이러한 기술력을 집약해 5대 노화 지표 개선에 초점을 맞춘 '더후 천기단 3세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AI·디바이스부터 헤어·구강 케어까지"…경계 허문 R&D 혁신

LG생활건강은 최근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뷰티 디바이스 등 첨단 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전사적인 뷰티테크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한 혁신이 두드러진다. 신소재 개발 단계에서 LG AI연구원의 신물질 발굴 특화 AI 모델인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를 활용해 분자 단계부터 연구 공정 전체를 AI가 설계하는 혁신을 이뤘다. 엑사원 디스커버리가 대량의 분자 구조 데이터를 분석해 각 물질 특성을 예측함으로써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을 기존 평균 1년 10개월에서 하루(1일)로 단축했으며, AI 시뮬레이션으로 유해 성분을 사전 차단하여 높은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AI와 뷰티 기기를 결합한 기술력은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았다. LG생활건강의 독자적인 피부 진단 기술과 효능 성분 맞춤 처방 기술, 빛 에너지 맞춤 제어 기술을 통합한 '하이퍼 리쥬버네이팅 아이 패치(Hyper Rejuvenating Eye Patch)'로 CES 2026 뷰티테크 분야 혁신상을 수상하며, LG생활건강 최초의 CES 혁신상 수상 영예를 안았다.

LG생활건강은 스킨케어를 넘어 헤어, 오랄, 뷰티 기기 분야에서도 연구 성과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AI 시뮬레이션 기반의 여성형 탈모 특화 '비(非) 스테로이드' 성분 연구와 천궁 추출물 유래 발모 촉진 성분을 발굴해 세계적인 학술지와 국제 학회에 발표했다. 구강 질환 맞춤형 치약 성분 기술은 국제 치의학 학술지에 등재되며 '죽염 메디케어 글루타치온 치약' 등 고기능성 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홈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LG 프라엘'은 고출력 LED를 탑재한 홈 미백 기기를 선보이며 뷰티테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 성장 사업도 추진중이다. '서울경제진흥원(SBA)'과 손잡고 차세대 뷰티·웰니스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는 한편, 'LG화학'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에 기여하는 친환경 대용량 포장재를 개발하는 등 기술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앞으로도 독보적 R&D 역량에 기반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전방위로 공략하겠다"며 "차별화된 제품 헤리티지를 앞세워 명실상부한 글로벌 뷰티·웰니스 선도 기업으로서의 도약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