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산책 시급 2만7000원"…알고 보니 뜻밖의 정체 [글로벌 pick]

입력 2026-10-28 12:12
美 AI 스타트업 '로봇 개 산책' 채용광고 눈길
로봇 자율주행 데이터 수집 목적


시급 20달러(약 2만7천원)를 받고 로봇 개를 산책시키는 이색 아르바이트가 미국에서 등장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로봇 스타트업 '디멘셔널'은 최근 지역 페이스북 구인란에 로봇 개와 함께 도심을 걸을 직원을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올렸다.

채용 직무는 '로봇 개 기사(오퍼레이터)'다. 정해진 야외 경로를 따라 4족 보행 로봇 개를 데리고 하루 4∼6시간 동안 산책하는 것이 주요 업무다. 시급은 일반적인 반려견 산책 아르바이트와 비슷한 시급 20달러로, 근무를 마친 직후 지급된다.

일은 혼자 하게 되며 로봇 관련 경험은 필요하지 않다. 업무에 쓸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안전 지침 등에 대한 교육은 유급으로 진행된다.

실제 반려견과 달리 배설물을 처리할 필요는 없지만, 로봇이 고장 나거나 갑자기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는 직접 장비를 들어 옮겨야 한다.

로봇 개의 무게는 33파운드(약 15㎏)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안전하게 들고 사무실까지 돌아와야 할 수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동부 도그패치 지역에 본사를 둔 디멘셔널은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등 사람이 수행하는 육체노동을 로봇으로 대체하기 위한 개방형(오픈소스) 로봇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도심에서 로봇 개 산책 실험을 해본 결과, 현재 AI 에이전트가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회사는 실제 거리에서 보다 많은 데이터를 측정·수집해 로봇 OS와 AI를 개선하기 위해 로봇 개 산책이라는 이색 채용 공고를 냈다.

디멘셔널은 이번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 OS의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향후 로봇 개와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 데이터센터, 건설 현장, 경비 업무 등 다양한 업무 현장에 안전하게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와 같은 로봇 개 산책 실험을 보고 일부 시민은 마치 영화 '터미네이터'가 보여주는 암울한 미래를 떠올렸다고 NYT는 전했다.

로봇 개에 반감을 품은 한 시민은 디멘셔널 회사 사무실을 찾아와 직원에게 "무작위로 사람을 도살하는 걸 도우며 재미를 보고 있느냐, 이 쓰레기들아"라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 경찰에 신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