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투자자들의 의문이던 ‘AI 수익화'에 가파른 매출 성장세로 답을 내놨다.
27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현지시간으로 2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Form S-1)를 제출하고 나스닥거래소에 종목코드(티커) ‘ANT’로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이 증권신고서를 통해 처음으로 재무 상황을 공개하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달러(약 21조5,000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14배 늘었다.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였는데,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와 파생상품 가치 변동 등에 따른 비현금성 비용 724억달러가 반영된 것이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9억7,400만달러를 내며 창업 후 첫 분기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컴퓨팅·인프라 투자 비용은 23억3,400만달러에서 89억4,500만달러로 283% 증가했지만, 매출 증가율(1300%)이 이를 웃돈다는 점이 확인돼 AI 수익화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주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났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삼성전자(4.23%)와 SK하이닉스(5.18%)가 급등했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2.98%) 브로드컴(2.33%) 등이 상승했다.
다만 변수는 투자 부담이다. 앤트로픽이 이날 공개한 컴퓨팅 인프라 구매·임차 약정을 모두 더하면 2045년까지 8,530억달러(약 1,130조원)에 이른다.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에 각각 1,145억달러, 1,100억달러, 449억달러를 지급하는 계약이 포함됐다.
매출의 변동성도 크다. 올해 상반기 매출의 약 80%는 고객이 실제 사용한 AI 토큰 양에 따라 거둬들였는데, 이는 경기가 나빠지거나 고객이 경쟁사 모델로 옮겨가면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앤트로픽은 상장신청서에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을 꼭 집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앤트로픽의 상장 시점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으로 알려졌다. 상장하면 순수 AI 모델 개발사로는 첫 사례가 된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기업가치 2조달러(약 2,650조원)를 인정받아 최대 1,000억달러를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일부 투자자는 이보다 25% 낮은 1조5,000억달러를 적정 가치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