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시장의 이목이 워싱턴으로 쏠리는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가 글로벌 증시와 금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증권부 전효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전 기자, 현재 민주당의 승리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분위기죠?
<기자>
미국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하원은 야당인 민주당의 탈환이 유력한 상황(91.5%)입니다. 상원은 접전 양상이지만 민주당이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67.5%)가 나옵니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선거 결과에 따른 미 국채 금리의 향방인데요. 198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에서 집권당 승리 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선거 이후 석 달간 평균 22.5bp 상승했습니다. 반면 집권당이 패배했을 때는 -4.5bp로 상승세가 제한됐죠. 이는 의회 교착으로 정부가 추진해오던 대규모 재정 정책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왔던 대규모 감세와 재정 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블루스윕(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상황이나 상하원 분점정부가 될 경우, 10년물 국채금리가 단기적으로 10bp가량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현재까지는 야당인 민주당의 승리가 우세하다는 분석인데,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글로벌 주식시장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기자>
시장은 '누가 이기느냐'보다 선거라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환호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나증권이 1980년 이후 중간선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간선거 이듬해 S&P500 지수는 집권당이 패배했을 때 평균 15%의 견조한 상승을 보였습니다. 코스피 역시 야당 승리 시 평균 11% 올랐습니다.
대신증권도 1950년 이후 19번의 중간선거 이듬해 미국 증시는 예외 없이 상승했고, 특히 이번 선거 전망처럼 '공화당 대통령과 민주당 양원 장악' 구도가 짜였던 7번의 사례에서도 S&P500이 평균 15.5%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불확실성 해소가 증시엔 가장 큰 호재였던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증권사들이 공통으로 꼽은 이른바 '초당적 교차 수혜 섹터'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요 6개 증권사들의 분석을 살펴본 결과 가장 먼저 꼽힌 건 '반도체와 광통신'입니다. 대중국 기술 견제는 선거와 무관하게 초당적으로 추진되는 의제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중국 기업을 겨냥한 '매치 법안(Match Act)' 등 강력한 수출 통제 법안들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장비를 우회 조달하는 길이 차단되는 만큼 국내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더불어 전 세계 데이터센터 광통신 부품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광트랜시버'를 연방 안보 시스템에서 전면 퇴출시키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입니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비중국 광통신 밸류체인과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강력한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둘째는 '전력기기와 송전망 인프라'입니다. 현재 미국에는 발전소를 다 지어놓고도 송전망이 부족해 전력을 연결하지 못한 물량이 2000GW가 넘습니다. 사유지 통과 같은 까다로운 인허가 문제로 꽉 막혀 있었는데요. AI 전력난 해결이 시급해지면서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직접 허가를 내줄 수 있도록 하는 '인허가 개혁안'이 초당적 합의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병목이 뚫리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같은 한국 변압기 업체들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선'과 '바이오'입니다. 한국 등 동맹국에 함정 MRO(유지·보수·정비)를 맡기는 마스가(MASGA) 법안, 그리고 중국 바이오 기업을 미국 공급망에서 완전히 퇴출시키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모두 국가 안보 차원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국내 관련 기업들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거란 분석입니다.
<앵커>
반면 증권사별로 시각차가 뚜렷하게 갈리는 업종도 있었습니까?
<기자>
2차전지 섹터를 두고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먼저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은 민주당 승리시 2차전지 업종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민주당 의회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핵심인 보조금 축소를 막아내고, 더 나아가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반면 하나증권은 전망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의회의 '입법'보다 대통령의 막강한 '행정 권한'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완화해 둔 '자동차 연비 규제(CAFE)'입니다. 과거엔 연비 기준을 못 맞추면 벌금을 물어야 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그럴 유인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의회가 보조금을 줘도, 행정부가 벌금을 없애버리면 효과가 없다는 얘기죠. 더군다나 이번 선거는 '고물가'가 최대 화두라, 민주당조차 친환경을 적극적인 의제로 꺼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전기차 부활의 의구심을 키우는 대목입니다.
하나증권은 막연한 전기차 회복에 베팅하기보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부족 사태로 수혜가 명확한 ESS 쪽에 집중하라며 같은 2차전지 내에서도 철저한 옥석 가리기를 주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