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드림씨아이에스가 동물대체시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드림씨아이에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동물대체시험(NAMs) 플랫폼 기업 큐리바이오(Curi Bio)가 세계 최초로 희귀질환을 구현한 3차원(3D) 인체조직 모델을 출시한 것이다.
27일 큐리바이오는 3D 인체조직 기반 통합 신약개발 플랫폼 '큐리버스(Curiverse)'를 대폭 확장했다고 밝혔다.
큐리버스는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세포, 3D 조직 수축력 측정 자동화 장비, 클라우드 분석엔진을 하나로 묶은 통합 신약개발 플랫폼이다. 지난 5월 미국 워싱턴DC '미세생리시스템 월드서밋(MPS World Summit) 2026'에서 처음 공개됐다.
큐리바이오는 이번 확장을 통해 신규 질환 세포모델 2종, 3D 조직 제작용 '캐스팅 키트' 3종, 전문 연구 서비스 '큐리엔진(Curi Engine™)' 분석법 4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체 모델 구축 없이도 고품질 인체 기능 데이터를 즉시 확보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가장 주목받는 성과는 'X연관 근세관성 근병증(XLMTM)'을 구현한 'XLMTM 골격근 모델'이다. XLMTM은 근육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소아 희귀 유전질환으로, 현재 승인받은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큐리바이오에 따르면 해당 모델은 상업적으로 즉시 구매해 사용할 수 있는(off-the-shelf)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iPSC 유래 모델로, MTM1 유전자 변이를 겨냥한 유전자치료제와 저분자 신약개발 시 근수축 기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인체 유래 평가 시스템이 부족했던 희귀질환 연구의 공백을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출시된 'iPSC 유래 광유전학 운동신경세포'는 빛에 반응하는 단백질(ChR2)을 표적 삽입한 제품이다. 광유전학은 이달 초 202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핵심 기술로, 큐리바이오는 이 세포를 통해 전기 자극 없이 빛만으로 신경근접합부(NMJ)를 구동하는 비침습적 기능평가를 구현해 신약 탐색의 폭을 대폭 넓혔다.
큐리바이오는 이러한 고도화된 세포 모델을 신약 개발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진입장벽을 혁신적으로 낮췄다. 세포와 배지, 프로토콜을 사전에 최적화하여 패키지화 한 '큐리버스 캐스팅 키트' 3종(심장·골격근·NMJ)을 활용하면, 연구진은 복잡한 조건 설정 없이 첫날부터 3D 조직 실험에 착수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전문 연구 서비스인 '큐리엔진'에는 심장 섬유화 분석, BAG3 유전성 심근병증 분석, NMJ 기능 역가 분석, 96웰 고속 스크리닝 서비스 등 4종의 신규 분석 플랫폼이 추가돼 실험 자동화 및 고속 스크리닝을 위한 차세대 전주기 연구 환경을 완성했다.
이 가운데 'NMJ 기능 역가 분석'은 규제적 측면에서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가 큐리바이오의 의향서(LOI)를 신약개발 혁신기술 인증 프로그램 'ISTAND'에 공식 수용하면서 적격성 계획 단계 (Qualification Plan)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최종 인증을 획득하면 수십 년간 보툴리눔 톡신 평가의 표준이었던 마우스 치사량(LD50) 시험을 대체할 공식 신약개발도구(DDT)로 인정받게 된다.
드림씨아이에스는 정부의 '오가노이드 등 동물대체시험법 2030 제도화 로드맵'에 발맞춰 큐리바이오의 비임상 플랫폼과 자사의 인허가(RA) 및 임상 역량을 잇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니콜라스 가이스(Nicholas Geisse) 큐리바이오 대표는 "연구팀은 데이터 확보 방법을 고민하기보다 데이터를 활용한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며 "첫날부터 3D 조직 실험이 가능한 캐스팅 키트부터 완전 자동화 스크리닝까지 이번 확장은 진입장벽은 낮추고 데이터 품질은 높이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유정희 드림씨아이에스 대표는 "FDA ISTAND 진입에 이어 희귀질환 모델과 자동화 스크리닝까지 갖추며 큐리바이오는 동물대체시험을 실제 신약개발 현장에 적용하는 산업화 단계에 들어섰다"며 "드림씨아이에스는 비임상부터 인허가, 임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규제 변화에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