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르고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기업 예금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기업 정기예금 잔액은 576조2,367억원으로 올해 들어 76조원가량 늘었다. 증시가 조정받은 하반기에만 52조원 넘게 불었다.
같은 기간 기업 요구불예금은 3조3,000억원 줄었다. 다만 정기예금 증가폭이 더 커 기업의 예금 잔액은 72조원 이상 증가한 831조3,087억원으로 8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삼성전자도 최근 5조원가량을 국내 은행의 정기예금에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만기는 1년 미만이고 금리는 연 4% 안팎이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월 말 기준 약 92조원에 달한다.
배경에는 금리 상승이 있다. 기업 정기예금 금리는 1분기만 해도 연 2%대였으나 이달 들어 연 4% 수준으로 올랐다. 23일 AAA등급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4.02%로 지난해 말(연 2.82%)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반도체 호황으로 기업의 여윳돈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점도 한 몫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운용은 67조1,000억원으로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였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등으로 굴리는 자금에서 외부 조달액을 뺀 금액이다.
개인은 사정이 다르다. 5대 은행의 개인 예금 잔액은 22일 기준 848조2,233억원으로 올해 6조2,000억원가량 줄었다. 개인 정기예금은 2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개인 요구불예금은 8조5000억원 감소했다. 자금이 증시에 묶였고 대출이자 부담도 커진 탓이다.
2022년 말만 해도 개인 예금이 기업 예금보다 142조원 넘게 많았지만, 이제는 기업 예금이 개인 예금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금리 상승 속에 증시 낙폭이 커지면서 기업 예금은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은행 기업 영업 담당자는 이 매체에 "대출 규제로 가계대출 영업이 원활하지 않아 예금 만기가 몰리지 않도록 탄력적으로 예금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