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건강보험 자격을 도용해 7,800만원이 넘는 간암 치료비를 부정수급한 뒤 단 한 푼도 환수되지 않은 사례가 드러났다. 도용자가 불법체류 중 사망하면서 부정수급액 전액을 돌려받지 못한 것이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 도용자는 2020년 5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1980년생 남성 박모씨의 명의로 상급종합병원에서 간암 치료를 받았다.
이 기간 타인 명의로 진료받은 횟수는 105차례에 달했다. 부정수급 금액은 7,878만5,460원으로 적발 사례 중 가장 많았다.
그러나 환수 금액은 0원. 도용자가 불법체류 중 사망하면서 부정수급액을 전혀 회수하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됐다.
10년 넘게 다른 사람의 명의를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한 도용자는 2012년 9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1974년생 여성 이모씨의 명의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불면증 진료를 65차례 받았다.
이처럼 건강보험증 대여·도용에 따른 부정수급은 최근 5년 8개월간 18만건을 넘어섰다.
2021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적발된 건수는 18만4,443건으로, 부정수급 결정 금액은 총 40억9,100만원이었다.
부정수급 유형을 나눠 보면 당사자 간 동의에 따른 건강보험증 대여보다 타인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명의도용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타인 명의를 몰래 사용한 도용 사례는 18만330건으로 전체의 97.8%를 차지했다. 도용에 따른 부정수급액은 38억2,7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환수한 금액은 15억300만원에 그쳤다. 나머지 23억2,400만원은 돌려받지 못해 징수율이 39.27%에 머물렀다.
외국인의 건강보험증 대여·도용 적발 건수도 같은 기간 1만25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도용에 따른 부정수급액은 4억900만원이었지만, 환수율은 36.43%에 그쳤다.
건강보험 자격상실 후 부당수급의 징수율이 60.83%, 급여 정지 기간 중 부당수급의 징수율이 82.75%인 것과 비교하면 도용 부정수급의 환수율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