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최대 적자에도"…일자리 10만명 늘렸다

입력 2026-10-24 09:00


쿠팡이 올해 상반기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등의 여파로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낸 가운데서도 물류와 배송 일자리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들어 10만명에 육박하는 인력을 고용한 것이다.

하지만 오는 3분기에도 적자가 전망되는데다 정부의 대규모 과징금 발표도 예정돼 있어 일자리 확대가 이어질지 미지수란 분석이다.

▲2년치 영업익 반납한 적자에도…오히려 일자리는 확대

23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쿠팡과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합산 직고용 인원은 9만7,695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물류와 배송 고용인력은 8만6,724명이다.

지역별로는 대구(3,654명) 일자리가 한달만에 900여명 가량 늘었고, 안성(2,921명), 목천(1,831명), 고양(3,407명) 등 주요 지역에서 일자리가 100명~200명씩 늘었다.

앞서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물류현장 무급휴가 사태 등이 맞물리면서 쿠팡과 물류배송 자회사 고용인력은 지난 11월 말 9만2,079명에서 올해 3월 8만7,135명으로 9만명선이 깨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9만명대를 회복한 뒤 점진적으로 늘어났고, 5개월만에 일자리가 1만명 가량 늘어났다.

주목할 부분은 쿠팡의 일자리가 늘어난 기점이 지난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영업적자(8350억원)을 낸 시점 이후라는 점이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의 2분기 매출은 13조3,00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지만,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6,247억원)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지난 한해 영업이익(6,790억원)보다 큰 손실을 냈다. 과징금을 제외해도 고객 프로모션 혜택 강화 등 여파로 영업적자는 2,192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적자 여파에도 쿠팡의 물류망과 일자리 투자는 지속했다. 올해 들어 강원 삼척과 동해, 전남 광주 순천·광양·여수, 충남 당진과 예산, 경남 거제 통영 등으로 새벽배송 지역을 30여곳 늘렸다. 현재 새벽배송 지역은 전국 170개 시군구, 로켓배송은 180여곳에 달한다.

이달엔 CFS에 추가 물류 인프라 투자를 위해 3,900억원을 출자하는 등 쿠팡은 지난 2024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2027년까지 무료 로켓배송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심해지는 상황에서도 올해 주요 지자체들에서 쿠팡에 지속적인 물류센터 투자 러브콜이 있었다"며 "어려움 속에서 예정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3분기 실적도 '우울'…과징금 리스크에 물류·일자리 확대 '변수'



문제는 향후 남아있는 과징금 리스크 등이 쿠팡의 물류 투자와 지역 일자리 확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앞서 쿠팡의 지난 상반기 영업적자는 1조1,895억원으로 지난 2021년 상장 후 역대 최대치였다. 지난 2년치(2024~2025년) 영업이익(1조2,813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오는 11월 발표 예정인 3분기 실적 전망도 우울한 상황이다. 마켓비트 등 미국 IB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 예상치(컨센서스)는 97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29% 성장이 예상되지만, 주당 순손실(-0.05달러)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적자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 것이다.

실제 쿠팡Inc는 지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지난 7월 인천 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손실이 올 3분기부터 인식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천 센터의 전체 재고 및 자산 가치는 약 3,500억원이다. 앞서 쿠팡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2,0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3분기도 손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밖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쿠팡이츠 최혜대우와 끼워팔기 혐의에 따른 과징금 제재 처분도 하반기에 발표 가능성도 있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쿠팡이 사상 최대인 2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구가 줄어드는 지자체에서는 청년층의 수도권 이탈,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쿠팡의 지속적인 물류 투자가 의미있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라면서도 "지속적인 정부 과징금 리스크에 따라 기존의 물류와 일자리 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