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직 상실형 뒤집혔다…2심 '무죄' 큰 고비 넘고 시정 탄력

입력 2026-10-23 14:38
수정 2026-10-23 15:24
명태균 진술 신빙성 배척…"공소사실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 안 돼" 오세훈 "고맙습니다…검찰과 법원 출석하는 모습 보여드려 죄송"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오 시장 측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은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과 추징금 2천100만원을 선고했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 및 3천300만원 추징을 구형했었다.

2심은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씨에게 비용 3천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핵심 쟁점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명태균의 진술이 유일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사건과 관련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종합하면 명씨의 진술을 전체적으로 그대로 믿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명태균의 일부 진술만을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거나, 그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충분히 제시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1심이 선고한 벌금 1천만원은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한다.

정치자금법 57조에 따르면 정치자금 부정 수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는 경우 형 확정 후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다. 이미 취임·임용한 경우 퇴직해야 한다.



선고가 끝난 뒤 눈시울이 붉어진 채 법정을 나선 오세훈 시장은 복도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오후 2시 25분께 서관 정문으로 나온 오 시장은 "검찰과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 중에도 결백을 믿고 다시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시민 여러분의 믿음에 어긋나지 않게 더욱 열심히 일해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무죄 선고로 그동안 발목을 잡아 온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특검 측 상고가 예상돼 무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날 판결로 민선 9기 서울시정이 탄력을 받고,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서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도 한층 넓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