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노동관계법 위반 206건 적발...산재 은폐 지시 확인

입력 2026-10-22 15:00
수정 2026-10-22 16:27
산안법 위반 205건·근기법 위반 1건 과태료 19억 6천만 원 노동부 "김범석 산재 관련 부적절 지시 확인"


쿠팡 계열사에서 산업안전보건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정부는 쿠팡 계열사에 총 19억 6천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2020년 숨진 고(故) 장덕기 씨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이사가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사실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 계열사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불법 파견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 등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 산안법 위반 205건·근기법 위반 1건 적발



노동부는 지난 3월부터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쿠팡로지스틱스(CLS) 물류센터와 배송 캠프 등 총 105개소를 대상으로 산업안전 감독을 시행했다.

감독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행위 205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61건은 사법처리하고 나머지 144건에 대해서는 총 19억 6천여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거나 지연 제출한 행위에 대해 약 1억 7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노동자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등 178건에 대해서도 약 17억 8천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지난 1월부터 쿠팡 계열사 본사와 쿠팡CLS 배송캠프 등 7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에서도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다.

노동부는 쿠팡의 성과향상 프로그램이(PIP)이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제도인 만큼 주요 내용을 취업규칙에 명시해야 하지만, 이를 작성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93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시정 지시와 함께 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 김범석 산재 관련 부적절 지시 사실 확인



노동부는 지난 2010년 숨진 고(故) 장덕기 씨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도 발표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관련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 왔다.

수사 결과,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이사가 장 씨와 관련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그들은 시간제 근로자야. 시간당 돈을 받지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 등의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쿠팡 관계자들이 CCTV 영상을 분석해 고인의 모습을 유형별로 분류하고, 자사 뉴스룸에 언론보도가 사실을 왜곡했다며 업무강도가 높지 않았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사실도 확인됐다.

쿠팡 측이 근로복지공단 조사 과정에서 최초로 제출한 CCTV 영상에 고인의 모습이 담기지 않았던 점과 쿠팡 관계자가 CCTV 영상 내용과 다르게 근무 환경을 진술한 사실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 같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김 대표이사가 산재 의혹과 관련해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됐다. 산재 은폐죄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지난해 10월 종료됐다.

오영민 노동부 안전보건감독국장은 "지난 2025년 공소시효가 끝나고 고발장을 접수받은 것이 25년 12월, 26년 1월"이라며 "그럼에도 국민적 관심이 높아 여러 차례 소환조사와 자료제출을 통해 사실인지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수사 과정에서 추가 제기된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쿠팡 측은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필요한 사안들은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노동부 "산재 은폐죄 성립 어려워"...늑장 수사 논란도



노동부는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재 은폐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산재 은폐죄가 성립하려면 산업재해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인 은폐 행위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국장은 "산재 은폐라는 것이 일반 국민들이 보는 시작과 산안법상 산재 은폐죄로 보는 것에 대해 시각차가 있다"며 "이번 사건은 발생 후 중대재해 발생 보고가 이뤄졌고, 산재 승인 과정에서 방해 행위 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소시효가 도과됐지만 이런 행위(수사 결과 사실로 확인된 행위)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동부의 늑장수사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오 국장은 "늦게 발표하게 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05개소에 대해 감독하는 과정에서 법적 쟁점 등이 나와 그에 대한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