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85% 뛰었지만"…에이피알, 美서 새 시험대 오른다

입력 2026-10-22 14:45


미국 아마존 뷰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에이피알의 뷰티 브랜드 '메디큐브'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판매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핵심 제품의 판매 순위가 한 단계 내려앉은 데다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에 대한 여의도 증권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위에서 2위로…제로모공패드에 무슨 일이

22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뷰티 전문매체 뷰티매터(BeautyMatter)가 공개한 판매 순위에서 메디큐브의 대표 제품 '제로모공패드 2.0'은 전체 2위를 기록했다. 앞서 두 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제품이 한 계단 내려온 것이다.

1위 자리는 클린 스킨 클럽의 '클린 타올 XL'이 차지했다. 해당 제품은 직전 분기 13위에서 12계단 상승하며 정상에 올랐다

제로모공패드는 메디큐브의 미국 시장 진출을 이끈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각질과 모공 관리에 특화된 토너 패드로, 미국 아마존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K뷰티 열풍을 주도해왔다.

이번 메디큐브 제로모공패드의 순위 하락이 곧바로 판매 부진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판매 순위는 경쟁 제품의 성장이나 프로모션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3분기는 전통적인 비수기로 연말 앞두고 잠시 쉬어가는 시즌"이라며 “통상적으로 분기별 프로모션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데, 3분기엔 특별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말인 4분기엔 다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불안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K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아마존을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나서면서 제로모공패드 같은 기존 인기 제품의 순위 유지가 갈수록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마존 행사 매출 85%↑…유럽 5개국서도 흥행



전체 판매 실적만 놓고 보면 메디큐브의 성장세는 여전히 가파르다.

실제 에이피알에 따르면 메디큐브는 지난 6~7일 진행된 아마존 '프라임 빅딜데이즈'에서 미국 매출이 지난해 같은 행사보다 85% 증가했다. 영국·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 5개국에서도 역대 최대 일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아마존에서는 메디큐브 제품 13개가 뷰티 부문 베스트셀러 100위권에 진입했다. 유럽에서도 국가별 평균 16개 이상의 제품이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6월 프라임데이 당시 유럽 국가별 평균 7개 제품이 100위권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메디큐브가 제로모공패드 등 일부 인기 제품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제품으로 판매 기반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아마존 행사 매출이 크게 늘었더라도 경쟁 제품의 판매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 특정 제품의 순위는 하락할 수 있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매출 증가율과 개별 제품의 판매 순위는 서로 다른 지표"라며 "관건은 전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개별 제품의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말했다.

▲잘 팔려도 이익은 기대 이하…목표가 '줄하향'

메디큐브의 또 다른 고민은 수익성이다. 해외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환율 변동과 물류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에이피알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을 7,770억원, 영업이익을 1,678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만, 영업이익은 약 15% 밑도는 수준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에이피알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7,882억원, 영업이익 1,781억원을 예상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약 200억원 하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수익성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화 강세와 유럽 시장 확대에 따른 물류비 및 판매수수료 증가가 꼽힌다. 실제 KB증권은 유럽 내륙 운송비는 미국보다 약 40%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유럽 시장 진출 초기 물류망 구축과 판매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증권사들은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메리츠증권이 에이피알의 목표주가를 기존 55만원에서 52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것을 비롯해 SK증권(56만원→48만원), 다올투자증권(56만원→50만원) 등도 내렸다.

박신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겠지만 영업이익은 15% 하회할 전망"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합산 매출 비중이 70%에 육박해 최근 원화 강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에이피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8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3% 증가할 전망이나, 시장 예상치인 1,975억원을 약 5% 하회할 것"이라며 "원화 강세에 따른 원가율 상승과 유럽 지역의 항공·내륙 운송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 순위보다 중요한 건…히트상품과 수익성

뷰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선 제로모공패드 2.0의 판매 순위 하락 자체보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가 제품 경쟁력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특정 히트상품의 인기가 전체 브랜드 성장을 장기간 이끌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3분기를 넘어 오는 4분기 실적이 중요한 분기점이란 분석이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성수기를 맞아 판매 확대가 예상되지만, 할인·물류·마케팅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결국 제로모공패드에 이은 후속 히트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해외 매출 증가를 안정적인 이익 성장으로 연결하는 게 에이피알이 풀어야 할 과제라는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이피알은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에 맞춰 신제품과 프로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미국·유럽의 오프라인 판매망 확대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 성과는 연말을 앞두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메디큐브에 대한 높은 인기와 수요를 확인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지닌다"며 "다가오는 연말 쇼핑 성수기에도 차별화된 제품과 프로모션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