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받자" 주소만 '슬쩍'…꼼수 판쳤다

입력 2026-10-22 10:15
농어촌 기본소득 '부적격 신청' 1만건 심사 통과 후 부정수급 33건 적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례가 1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주민등록상 주소지만 옮긴 위장 전입 사례가 2천400건 이상 적발됐다.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까지 시범사업 대상 10개 군(郡)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례는 총 1만22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본소득 지급에 앞서 진행한 실거주 현장 조사와 읍·면 위원회 심의를 통해 확인된 수치다.

부적격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기본소득 지급 전 주소를 옮긴 '관외 전출'로, 전체의 40.1%인 4천98건이었다.

이어 실제 거주하지 않고 서류상 전입만 유지한 '실거주 요건 위반(주 3일 미충족)'이 2천448건(23.9%), 사망 1천682건(16.5%), 관외 병원 입원·군 입대·주택 외 건축물 거주·신청 취소 등 기타 1천996건(19.5%) 순이었다.

지자체별로는 충남 청양군의 경우 전체 부적격 1천933건 중 실거주 요건 위반이 905건(46.8%)에 달해 위장 전입 의심 사례가 가장 집중됐다.

부적격 규모로는 경기 연천군이 1천810건(관외 전출 921건 등)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광주 신안군 1천202건, 강원 정선군 1천97건 순으로 집계돼 10개 군 전역에서 광범위한 부적격 시도가 확인됐다.

사전 심사를 통과해 기본소득이 지급된 이후 부정수급 사실이 드러난 사례도 있었다. 사후 점검을 통해 적발된 부정수급은 33건으로, 환수 금액은 총 510만원이다.

한편 시범사업 시행 7개월 만에 대상 지역의 주민등록 인구는 5% 늘고, 지역화폐 가맹점은 15.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제도의 본래 취지가 일부 부적격 시도로 퇴색하지 않도록 건강보험과 공공요금 데이터를 연계한 상시 교차검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