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서 아기 낳고 쓰레기통에 버린 엄마…징역 2년 선고

입력 2026-10-21 13:19


상가 화장실에서 출산한 신생아를 쓰레기통에 버린 20대 여성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엄기표 부장판사)는 21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학대살해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 4월 3일 자신이 근무하는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뒤 쓰레기통에 넣어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기는 김씨의 직장 동료에게 발견돼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당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심폐소생술 등 응급 처치를 받았고, 회복된 뒤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급작스러운 출산 과정에서 당황한 측면이 있지만 자가호흡 능력이 부족한 출산 직후 영아를 쓰레기통에 넣고 휴지로 덮는 행동은 미필적으로나마 피해 아동을 유기해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예상치 못한 출산 직후 당황한 산모에게 과도한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게 합당한지 해당 규정의 합헌 여부부터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갓 태어난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외국인 유학생 산모가 항소심에서 아동학대살해죄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하면서 위헌성 여부도 재판부 검토 대상이 됐다.

재판부는 영아 살해를 일반 살인보다 가볍게 처벌하던 형법 251조 영아살해죄가 폐지된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영아살해죄 폐지는 영아 생명권을 경시한다는 비판을 수용해 국가형벌권을 강화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아동학대치사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취지를 고려하면, 이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아동학대살해죄 역시 현 단계에서는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재판부는 "위기 산모에 대한 지원구제 방안에 미흡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행정적 지원 절차를 담당하지 않는 사법부 입장에서 지원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과 여러 정상을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씨에게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해당 적용 법률의 합헌 여부를 비롯해 당시 사정을 변론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