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내려도 안 팔려요"…강남 아파트 딜레마

입력 2026-10-21 17:22
수정 2026-10-21 17:22
<앵커>

세제개편 예고 후 강남 지역 위주로 호가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빨리 팔수록 유리한 상황이 됐기 때문인데, 일각에선 강남 아파트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분석에 집주인들이 집을 언제 팔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김원규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서울 서초구 반포의 한 아파트입니다.

최근 전용면적 84㎡가 42억 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7월 52억 원에 거래된 같은 면적의 아파트보다 10억 원 낮은 거래가 이뤄지면서 일부 매물의 매도 호가도 비슷한 수준에 형성돼 있습니다.

단기간에 호가가 급락했지만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위축된 상황에서 매물만 쌓이고 있습니다.

[서초구 공인중개업소: 요즘 매물이 나오긴 하는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 신설 후 축소되는 세제개편안이 현실화하면 집을 늦게 팔수록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김호용 / 세무법인 화담 대표세무사: 2029년 이후에 해당 주택들을 팔면 1세대 1주택자들은 장특공제 한도 때문에 세 부담이 상당해요. 또 보유세 부담 때문에라도 팔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아서…]

세무 전문가(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 세제개편안이 통과되면 반포자이 전용 165㎡를 17년 보유한 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약 4억 4천만 원에서 9억 3천만 원으로 급증합니다.

"세금 부담을 피하려 집을 내놔도 거래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늦게 팔면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자, 고령 1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초구민: 1가구 1주택으로 가지고 수십 년을 살았어요. 집에 살지는 못하고…이사를 갈 수도 있어요.]

[서초구민: 시세라는 것도 물가를 반영하면 되지, 집값이 자연스럽게 상승해서 세금이 오르는 거지, 저희도 원치 않아요.]

한편, 강남 집값이 바닥에 가까워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외곽지로 수요가 몰리며 비강남권과 강남권의 가격 격차가 좁혀진데다 반도체 성과급발 자금이 강남권으로 유입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입니다.

세금 부담과 집값 바닥 가능성 사이에서 집주인들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