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성이 대학 총장의 발언으로 자신의 피해 신고를 의심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학교 측의 사건 대응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익명의 피해 여성을 뜻하는 '제인 도(Jane Doe)'는 최근 코넬대 교수 평의회 지도부에 서한을 보내 마이클 코틀리코프 총장의 과거 발언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제인 도는 서한에서 코틀리코프 총장이 지난해 1월 여학생 클럽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성폭행 피해 신고와 관련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던 여학생회 대표로부터 총장의 발언을 전해 들었다며, 총장의 초기 반응이 "신고하려고 왜 그렇게 오래 기다렸지?"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을 전달한 여학생회 대표는 총장의 질문을 피해 진술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제인 도는 전했다. 당시 자리에 있던 일부 교직원들도 총장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제인 도는 "총장으로부터 지지받지 못하고,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것이 내가 꿈의 학교라 여겨왔던 곳에서 바랐던 이해와 세심함, 공정함이라는 대학 행정 당국의 능력에 대한 나의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토로했다.
이번 서한은 코틀리코프 총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 논의를 앞두고 전달됐다. 코넬대 교수 평의회는 오는 28일 총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제인 도는 서한에서 특정한 표결 결과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대신 교수들이 총장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과정에서 자신의 경험과 관련한 사실을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제인 도가 신고한 집단 성폭행 사건은 2024년 10월 19일부터 20일 사이 발생했다. 그는 사건 발생 약 3주 뒤인 같은 해 11월 8일 대학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후 대학 측은 사건에 연루된 남학생들을 징계했지만, 학교의 사건 처리 과정과 대응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반면 코넬대 측은 제인 도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대학 측은 당시 총장의 발언이 피해 여성의 신고 시점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건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음에도 목격자들이 대학의 익명 신고 전화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는 설명이다.
(사진 = 연합뉴스, 코넬대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