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마트폰 반도체 기업 퀄컴이 전 세계 사업장에서 인력 감축에 나선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스마트폰 등 소비자 전자제품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성과 중심의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이다.
2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에서 연례 성과평가 이후 글로벌 인력 감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원 대상자에 대한 통보는 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다만 구체적인 감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몬 CEO는 이번 조치가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감축 과정에서는 사업 우선순위와 조직의 필요성, 직원들의 기술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방침이다.
퀄컴은 지난해 9월 기준 전 세계에서 약 5만2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대부분 정규직 직원이다.
이번 감원 계획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퀄컴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반도체 기업 중 하나지만 올해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소비자 전자제품 수요 둔화로 타격을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제조업체에는 실적 개선 요인이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에는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스마트폰 판매가 위축되면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퀄컴의 실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주가 흐름에서도 이러한 차이가 나타났다.
올해 들어 퀄컴 주가는 약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 넘게 올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60% 상승했다.
퀄컴은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도 시장 예상보다 낮은 분기 이익 전망치를 제시했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 관련 매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퀄컴은 스마트폰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이외 사업의 성장이 애플 관련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몬 CEO 역시 내부 메모에서 사업이 확대되면서 회사에 필요한 기술과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퀄컴은 이번 인력 감축의 배경으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아닌 성과 중심의 조직 개편을 제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