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왜 여기서…한화오션, 6800억 수주전 뜻밖의 변수

입력 2026-10-20 17:53
수정 2026-10-21 07:40
태국 호위함 막판 협상 중 절충교역 세부 조율 수순 산업협력 가치 2963억 추산 캐나다 동급 절충교역 요구


약 7천억 원 규모의 태국 호위함 도입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오션이 수출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막판 협상 중이다. 직전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을 계기로 까다로워진 절충교역 문제를 푸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정에서 계약 금액의 43%에 달하는 약 3천억 원 규모의 산업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수주와 동시에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막바지 단계' 밟고 있는데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달 8일 태국의 4천톤(t) 급 차세대 호위함 1척 건조 사업 우선 협상 대상자로 정해진 이후 태국과 본계약을 맺기 위한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한화오션 특수선 수장들도 태국으로 향해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정승균 특수선해외사업단 부사장에 이어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사장도 최근 현지로 떠나 본계약에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함정 건조와 탑재 장비, 승조원 교육, 유지·보수·정비(MRO)를 비롯한 통합 군수 지원 등을 포함해 한화오션이 태국에 제시한 금액은 167억 3천만 바트로 우리 돈 약 6,833억 원이다. 태국 해군이 책정한 예산인 170억 바트보다 2억 7천만 바트, 약 110억 원 낮다. 계약금은 세금과 운송, 보험 등 관련 비용을 포함한 고정 가격이다. 함정 건조 중 발생할 수 있는 원가 상승이나 산업협력 이행비를 관리하는 게 주요한 배경이다.

관건은 함정 성능이나 가격이 아니라 태국이 요구하는 산업협력의 구체적인 이행 확약 등이다. 태국 해군은 이번 사업을 단순한 함정 구매를 넘어 자국 조선업 육성과 기술 자립의 마중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태국 해군이 한화오션에 요구하는 산업협력에는 현지 생산 시설 구축과 공동 연구개발과 건조,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이 포함됐다.

▲'계약금 43.36%' 산업협력행



태국 해군이 지난달 18일 공개한 한화오션이 내민 산업협력의 가치는 72억 5,474만 바트로 우리 돈 약 2,963억 원에 달한다. 계약금의 43.36%에 달하는 수치다. 태국 해군이 당초 요구한 산업협력 비율인 15%와 비교하면 약 2.8배에 이른다. 다만 2,963억 원은 태국에 지급해야 하는 현금이나 한화오션이 감수해야 하는 손실액이 아니라 절충교역 활동의 가치를 합산해 평가한 액수이다.



태국 해군은 산업협력 활동에 평가 배수를 적용한 절충교역 인정 가치(Offset Credit Value)가 536억 5천만 바트를 넘는다며 활동별 이행 일정과 성과 달성 증빙 자료를 계약상 의무로 명시하고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인정 가치는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반영해 산정한 것으로 실제와는 다르다.

현지 건조 요구가 거센 점도 살펴볼 부분이다. 태국 해군의 발표에 따르면 초도함은 선체 구조물의 최소 20%가 현지에서 건조되고 후속 2번함부터는 비율이 최소 30%로 높아진다. 함정 건조 작업을 한국과 태국이 나눠 수행하는 만큼 현지 조선소와의 협업, 인프라 조성 등에 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그러면서 수반되는 기술이전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태국 해군은 한화오션이 최종 협상 중 초계함과 무인 수상정(USV) 자료, 전술 데이터링크를 비롯한 체계 관련 접근 권한 등도 보장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한화오션이 자체적인 설계와 건조, 성능 개량 역량까지 확보해주겠다며 승부수를 띄운 건데 기술 사용권과 지식 재산권의 구체적인 이전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한화오션으로서는 산업협력 프로그램 이행과 동시에 비용 절감, 기술 통제권을 관리 등을 하게 된 셈이다.

본계약까지는 조달 절차상 변수가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태국 해군은 지난달 8일 한화오션을 사업자로 선정했지만 탈락 업체들의 이의신청에 따라 서명을 일시 보류했다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스페인, 싱가포르, 튀르키예 업체 등 6곳이 참여했다. 태국 해군은 몇몇 탈락 업체가 선정 결과에 이의를 신청해 태국 재무부가 심사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태국 재무부 회계총국에 따르면 이의신청 심사는 통상 30일로 최대 6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눈높이 된 '캐나다 잠수함'



이번 일은 글로벌 군함 시장에서 산업협력을 중심으로 한 절충교역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캐나다는 지난 7월 차기 잠수함 우선 협상 대상자로 독일 TKMS를 정하면서 계약금의 100%에 상응하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은 예비 공급사 신분인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태국이 캐나다의 사례를 참고해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태국 군함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태국 해군은 2037년까지 고성능 호위함 8척을 확보한다는 중장기 전력 증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안을 따라 추가 3척에 대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후속 2번함의 경우 내년 회계 연도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내후년 회계 연도 편성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