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유예 요구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정부가 업계 의견 청취에 나섰습니다.
시장변화를 고려해 시행 여부를 세심하게 재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히며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는데요.
세 차례 유예된 가상자산 과세가 또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들을 긴급 소집했습니다.
내년 1월 가상자산 과세를 앞두고 공식적으로 업계의 의견을 들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정부는 ‘예정대로 과세하겠다"라는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며 태도를 바꿨습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2년 유예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정치권의 요구가 커진데다, 낮은 기본공제와 주식 비과세와의 형평성 문제로 투자자 반발이 커진 점을 의식한 겁니다.
간담회를 주재한 권대영 재정경제부 1차관도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있다’는 원칙론을 내세우면서도 원칙이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과세 인프라와 시장 규율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내 시장 여건과 과세당국의 준비상황 등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다만 국세청은 가상자산 과세 기준을 담은 고시를 예정대로 다음달 발표하겠단 입장.
[국세청 관계자 : (고시 준비는) 최종 마무리 단계입니다. 국가간 정보 교환,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를 통해 해외 거래도 어느 정도 자료 확보는 되거든요.]
하지만 업계는 스테이킹 등 다양한 거래방식을 포괄할 세부적인 과세 기준을 고시에 담기엔 준비 시간이 촉박하다고 우려합니다.
국세청 거래 추적 기술이 준비됐더라도 개별 투자자의 취득가액과 손익을 계산하고 과세 대상을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한 만큼, 가상자산 정산 인프라의 법적 기반 마련을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황석진 /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소득세법상 가상자산의 양도와 대여에 대한 기준 자체가 상당히 모호합니다. 가상자산을 통해 운용수익이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부분부터 명확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
앞으로도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 숙고하고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
다음 달 초엔 재경부 소득세제과장이 가상자산 과세제도의 주요 쟁점과 정책 과제를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에도 패널로 참석합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