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 것 있어도 굶겼다"…34㎏로 숨진 70대 아버지

입력 2026-10-20 14:41


혼자 식사조차 할 수 없는 고령의 아버지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제공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인천지법 형사13부(김기풍 부장판사)는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9)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7월 22일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아버지 B(76)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스스로 식사를 해결하거나 대소변을 가릴 수 없을 만큼 건강이 악화한 상태였다. 그러나 A씨는 아버지에게 음식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병원 치료도 받게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웃이 아버지를 위해 챙겨준 밥과 반찬도 주지 않은 채 방치하면서 자신은 건물 계단에서 혼자 컵떡볶이를 먹기도 했다.

결국 B씨는 지난해 7월 22일 오후 6시 37분께 영양실조 등에 따른 전해질 불균형으로 숨졌다. 사망 당시 신장 170㎝에 체중은 34㎏에 불과했다.

B씨는 지난해 5월 30일에도 음식을 사려고 밖으로 나왔다가 주저앉아 인근 병원에서 전신쇠약 진단을 받았고, 관할 행정복지센터는 지난해 5월 13일 B씨를 사례관리자로 등록하고 도시락과 먹을거리를 지원했다.

하지만 A씨는 아버지가 숨지기 나흘 전 복지센터 직원들이 집을 방문하자 문을 잠그고 열어주지 않았다. 사망 당일에도 찾아온 직원들을 내쫓고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월세와 노령연금으로 생활하던 A씨는 아버지가 숨진 날에도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1차 민생회복지원금을 신청하고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치료가 필요한 아버지를 부양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장기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범행 기간과 패륜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치료 필요성을 인식했고 복지 담당 공무원의 지원을 일부 받았는데도 최소한의 보살핌 없이 장기간 피해자를 방치했다"며 "피해자는 숨질 때까지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