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반등하며 회복 기대감을 높였던 코스피가 다시 급락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장중 5,500선까지 무너진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98% 하락한 5,596.11을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 대비 34.44포인트(0.60%) 낮은 5,733.57로 출발한 뒤 빠르게 하락 폭을 키웠다. 오전 10시 17분께에는 5,493.24까지 밀리며(-4.76%_) 한때 5,5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다시 거세진 가운데 기관까지 매물을 쏟아내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천367억원을 순매도했으며 기관도 4천67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기관 중에선 금융투자(-2천418억원)와 연기금(-1천590억원)의 순매도가 두드러진다.
반면 개인은 8천388억원, 기타법인은 2천616억원을 순매수하며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3.68%, 삼성전자가 1.83% 하락하는 등 반도체 대형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현대차(-4.60%)와 기아(-3.10%)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동반 하락했지만 국내 증시와 비교하면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같은 시각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0.82% 내린 64,384.37을 기록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0.14% 하락한 46,757.48을 나타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각각 0.31%, 0.09%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1.14% 하락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AI와 반도체 업종으로 반발매수세가 쏠린 가운데 1.11% 상승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61% 올라 9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다만 장 초반 강세가 장 마감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코어위브는 한때 8% 가까이 급등했지만 결국 0.4% 하락 마감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역시 장중 3.7%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이처럼 투자심리가 불안정한 것은 유럽의 정치·재정 불안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금리와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에서는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고 재정 불안까지 겹치면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12%포인트 상승한 4.9%까지 치솟았다.
중동에서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시설과 공항 등을 공격하면서 원유 공급 불안이 커졌다. 이에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3.66달러로 2.22% 급등했다.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를 6.69bp(1bp=0.01%포인트) 오른 5.1397%로 밀어 올렸고, 높아진 금리는 AI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자본조달 우려를 자극하며 관련주 투자심리에 재차 찬물을 끼얹었다.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의 집중 매도와 매수세 약화가 맞물리면서 다른 아시아 주요국보다 낙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