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폭탄 피난처로…독일 가정용 ESS 4배 늘었다 [ESS 빅뱅③]

입력 2026-10-20 17:57
수정 2026-10-20 22:39
<앵커>

미국에서 AI 데이터센터용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 독일에서는 가정용 ESS가 널리 보급되고 있습니다.

치솟는 전기 요금에 태양광으로 직접 전기를 만들어 저장하고, 남는 전력은 팔아 수익까지 내는 가정이 200만 가구를 넘을 정도입니다.

최민정 기자가 독일 현지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독일에서는 집에 전기가 얼마나 저장돼 있는지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게 일상이 됐습니다.

지붕 위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만들고, 낮에 쓰고 남은 전기는 에너지저장장치 ESS에 모아두는 겁니다.

해가 지는 저녁에 저장한 전기를 꺼내 쓰고, 남는 전기는 판매해 수익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나 자크슈테터 / 독일 바이에른주 : 전력 판매에 적절한 시점이면 전력망에 전기를 판매하기도 합니다. 외부 전력 시장이나 비싼 전기 요금에 덜 의존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전기 요금이 30% 오르자, 독일의 전력 생산 구조는 재생에너지로 바뀌었습니다.

가스 등 기존 에너지원(석탄·가스·원전)과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과거 6대 4에서 지난해 4대 6으로 역전됐습니다.

재생에너지를 뒷받침하는 가정용 ESS의 신규 설치 건수도 같은 기간 14만 대에서 56만 대로 네 배 넘게 늘었습니다.

국책은행(KfW)을 통해 ESS 배터리 보조금을 제공한데 더해 설치할 때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도록 한 겁니다.

세제혜택과 전력판매 제도로 가정의 ESS 참여를 유도한 독일.

소비자가 배터리를 설치하고 활용하게 할 이유를 만들어준 정책이 ESS 시장 확대를 이끌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모든 전력회사가 시간대별로 전기요금이 달라지는 ‘동적 요금제’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레온하르트 크리글/ 페네콘 CSO : (동적요금제)로 일반적인 경우에는 한 달에 약 200유로 정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ESS를 이용해 전기가 저렴할 때 저장하고 비쌀 때 꺼내 써 전기료를 줄이는 겁니다.

[테레자 리트탈러 / 독일 바이에른주 : 전기 비용은 약 20~30% 정도 줄였습니다. 저장된 전기로 요리를 하거나 세탁할 때, 전기차를 충전할 때 사용합니다.]

태양광과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가정이 늘면서, 독일의 가정용 ESS는 누적 설치는 200만 대를 넘었습니다.

전기를 사서 쓰기만 하던 가정이 이제는 직접 생산하고 저장해 전기료까지 줄이는 에너지 소비자로 바뀌고 있습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한국경제TV 최민정입니다.

[취재 지원: 방송기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