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무섭게 팔더니 다시 산다…외국인 변심한 이유

입력 2026-10-19 17:55
수정 2026-10-19 18:15
<앵커>

지난주 시퍼렇게 멍들었던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 입어 이틀 연속 상승 마감했습니다.

급락은 진정됐지만 외국인의 본격적인 귀환을 점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방 기자. 오늘(19일) 시장 어땠는지부터 정리해주세죠.

<기자>

오늘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76% 오른 5,768.01에 장을 마치며 이틀 연속 빨간 불을 켰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미국 증시에서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우려가 불거지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 가까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이날 코스피도 5,500선 아래에서 출발했지만 미국 주가지수 선물 반등과 외국인의 선물·프로그램 비차익 매수세가 유입되며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습니다.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포함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00억원, 8,800억원 순매수한 반면 개인만이 2조원 가까이 팔아치웠습니다.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와 빚투 부담으로 인한 '반등 매도'가 팽팽히 맞서는 장이 연출된 겁니다.

오늘은 특히 장전 프리마켓에서 6%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빠르게 낙폭을 줄여간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차전지와 바이오주가 지수를 끌어 올리면서 순환매 조짐도 확인됐습니다.

2차전지의 경우 중국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들이 미국 시장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소식에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외국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주 내던진 국내 주식에 비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그래도 이틀 연속 순매수입니다.

다시 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과도한 낙폭에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해석이 우선은 지배적입니다.

코스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높은 나머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주간 기준으로 52주 이동 상관계수가 0.6에 달할 만큼 비슷하게 움직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주 미국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는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1조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그 중 반도체에서만 9조원을 내다팔았습니다.

이렇게 한 주 간 14% 이상 지수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주가의 과열과 침체를 보여주는 상대강도지수, RSI가 지난 14일 기준으로 30을 밑돌면서 과매도 구간에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도 4.2배로 역사적 평균보다 낮은 수준까지 주저 앉았습니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악재가 남아 있어도 단기 반등을 노린 매수가 들어올 만한 가격이라는 게 증권가 진단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외국인의 본격적인 복귀를 기대하기는 아직 이른가요?

<기자>

일단 투매는 진정되는 단계라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지난주 국내외 증시에 타격을 줬던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 우려와 AI 수익성에 대한 의심이 지나친 공포를 조장했다는 겁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중국 메모리 업체의 신제품 출시 계획과 실제 양산은 다르다"고 강조했고요.

또 코어위브의 재무가 불안하다고 해서 현금 창출력이 큰 빅테크의 투자 축소로까지 이어질 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개별 기업의 위험을 AI 산업 전체의 위기로 받아들이면서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다"며 "다른 나라 대비 국내 증시가 과도하게 조정받았다는 것을 고려할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국내 주식이 너무 싸서 잠시 사는 것인지, 다시 반도체 이익 전망을 믿고 비중을 늘리는 것인지는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여부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매수세가 돌아오는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른 업종을 사면서 반도체를 계속 판다면 AI 수익성에 대한 경계는 여전한 셈이니까요.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산업의 막대한 투자가 수익성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비관론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인 만큼 수익성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결국 또 실적이 확인돼야 한다는 건데, 이번 주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를 비롯한 증시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일정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고요?

<기자>

메타는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이제는 AI에 투자하겠다는 액수보다 투자한 돈을 얼마나 벌어들이는지가 중요해진 만큼 AI로 광고 효율을 높여 실제 매출과 이익이 늘었는지, 막대한 투자비를 쓰고도 현금이 남는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같은 날 램리서치도 성적표를 내놓는데요. 반도체 설비투자 관련 내용을 봐야 합니다. 장비 주문이 늘면 장비업체에는 호재지만,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는 투자라면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를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가격이 싸졌다는 판단이 반등의 출발점이라면, AI로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이 외국인 순매수를 지속시킬 조건이 되겠습니다.

이와 함께 코어위브의 회사채 금리와 부도 위험 지표가 진정되는지, 국제 유가 방향성은 어떤지도 계속 확인해야 하고요.

국내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 지속 여부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 등이 변수로 지목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