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노역을 통해 탕감된 벌금액이 18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미납자들이 노역을 통해 거액의 벌금을 탕감받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노역을 통해 벌금을 탕감받은 사례는 총 18만3천864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노역으로 소멸한 벌금은 18조4천322억8천400만원에 달했다. 건당 평균 탕감액은 1억22만원이었다.
연간 탕감된 벌금은 2022년 3조8천558억여원에서 2023년 3조7천660억여원, 2024년 3조7천243억여원, 2025년 3조2천659억여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1∼8월 3조8천210억여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현행 형법상 벌금형이 확정된 사람은 판결 확정일부터 30일 이내에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기한 내 벌금을 내지 못하면 노역장 유치로 이를 대신할 수 있다.
문제는 노역장 유치 기간이 최대 3년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이다. 이에 다라 일당 수억원을 탕감받으며 노역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지난 8월 기준 고액 벌금 미납자 상위 10명에게 부과된 벌금은 총 1조8천억여원에 달했지만, 현금 집행률은 0%에 그쳤다.
이 가운데 최고액 미납자의 벌금액은 6천537억6천265만원이었다.
이 미납자가 벌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가 노역장에 유치될 경우 하루 노역으로 탕감받는 금액이 5억9천700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역장 유치는 벌금을 납부할 능력이 안 되는 서민들에게 다른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되려 고액 벌금 납부 대상자들이 이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며 "일부는 시급이 7천500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은 "고액 벌금 미납자의 경우 (노역장 유치 최대) 한도 때문에 너무 많은 액수가 '황제 노역'으로 소멸하고 있다"며 "제도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환 서울광역공소청장 직무대행은 "법무부 또는 교정당국 등과 관련 협의 과정에서 좋은 개선안이 있으면 건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