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수입 기대해 돈 빌려준 대부업자…"계약 무효"

입력 2026-10-19 09:58


유흥업소 종업원이 성매매로 돈을 벌어 빚을 갚을 것으로 예상하고 대부업자가 선불금을 대신 갚아준 건에 대해 채무가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6단독 정순열 판사는 유흥업소 종업원 A씨가 대부업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청구이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두 사람의 금전 거래가 성매매를 전제로 이뤄진 것으로 본 법원은 이들이 작성한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지하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A씨는 2017년 2월 룸살롱 여종업원 관리자의 소개로 대부업자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앞서 다른 대부업자에게 선불금 5천200만원을 빚지고 있었다. A씨는 B씨가 기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조건으로 B씨에게 연 27.9%의 이자를 지급하기로 했다.

A씨는 룸살롱에서 일하며 원리금을 갚았고, 2018년 4월 남은 원리금 4천700만원에 대해 이자율을 연 24%로 정하는 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성매매와 관련된 사람이 성매매와 관련해 가지는 채권은 계약 형식이나 명목과 관계없이 무효인 것으로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이 규정하고 있다.

정 판사는 "피고는 이 사건 룸살롱이 성매매를 하는 업소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고, 원고가 성매매를 통해 올리는 고액의 수입으로 원리금을 변제할 것을 기대하고 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로서는 원금이 거액인 데다 그 이율마저도 대단히 높아 변제하기 위해서 현실적으로 성매매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는 이를 인식한 정도를 넘어, 이를 통한 변제를 기대하고 위와 같은 대위변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