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상반기 국민소득 증가분의 약 80%는 기업과 자영업자 등에게 돌아간 자본소득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 임금과 특별급여, 투자 확대를 거쳐 가계 근로소득이 오를 수 있다. 다만 그 효과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가 18일 내놓은 ‘2027년 NABO 경제전망: 2026∼2030’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명목 GNI는 284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총영업잉여 증가분이 224조원(78.7%)이었다. 총영업잉여는 기업과 자영업자 등이 자본을 투자해 벌어들인 소득을 가리킨다.
근로자가 일한 대가로 받은 소득인 피용자보수는 47조원(16.5%) 늘었다. 정부 몫인 '순생산·수입세'는 11조2,000억원(4.0%) 증가했다.
국외순수취요소소득, 즉 우리 국민과 기업이 해외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간 소득을 뺀 금액은 2조3,000억원(0.8%) 늘었다.
상반기 명목 GNI 증가율(21.8%)을 요인별로 나누면 교역 부문 기여분이 16.8%포인트(p)로 전체의 77%였다. 이 중 교역가격의 기여가 15.1%p로 69%를 차지한 반면, 교역물량 기여는 1.7%p에 머물렀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가격 상승 같은 가격 요인이 상반기 GNI 증가율 급등을 이끌었다는 의미다.
예정처는 “GNI 증가와 가계 소득 증가 사이에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GNI 증가가 먼저 기업의 영업잉여에 반영되고, 이후 일부가 임금·성과급, 배당, 세금 및 이전 등의 경로를 거쳐 가계에 전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정처가 올해 상반기와 같은 '교역조건 개선기'를 분석해보니 피용자보수는 비교적 완만하게 움직인 데 비해 총영업잉여 증가율은 GNI 증가율을 웃돌았다.
반도체 경기 회복 등으로 수출가격이 나아졌던 2023∼2024년에는 총영업잉여 증가율이 15.0%로, GNI 증가율(14.8%)과 피용자보수 증가율(10.5%)을 앞섰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2009년과 국제유가가 내린 2015∼2016년에도 총영업잉여 증가율은 GNI 증가율보다 높았고, 피용자보수는 GNI 증가율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시간이 지난 뒤에도 가계살림이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예정처가 교역가격 요인이 늘어날 때 각 소득항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8분기에 걸쳐 추정한 결과, 피용자보수와 가계총처분가능소득에서는 일부 시점에 '양'(+)의 추정치가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총영업잉여는 비교적 크고 유의한 증가세를 보였다.
예정처는 이와 관련해 "최근의 높은 GNI 증가율을 가계 소득이나 가계 구매력의 동반 개선으로 곧바로 해석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향후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있고, 기업실적 개선이 특별급여와 투자 확대로 이어질 경우, 가계소득으로의 파급효과는 본 분석에서 나타난 평균적인 반응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