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AI 경고등·유가 급등'에 3대 지수 일제히 하락…반도체도 '뚝'

입력 2026-10-17 07:17
수정 2026-10-17 07:43
나스닥 2.15% 급락…반도체지수 8거래일 연속 하락 AI 투자 부담에 유가 110달러 육박…투자심리 위축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기업들의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국제유가까지 급등하면서 기술주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됐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2% 넘게 떨어지며 지난 6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5.28포인트(0.34%) 하락한 52,002.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 대비 84.62포인트(1.09%) 내린 7,659.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572.99포인트(2.15%) 떨어진 26,140.03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나스닥의 하락 폭은 지난 7월 23일 이후 최대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도 나스닥은 4.48%, S&P500지수는 1.95% 하락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이번 주 0.67% 상승했다.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AI 인프라 투자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대규모 차입을 통해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를 확장해 온 기업들이 투자금을 충분한 수익으로 회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진 것이다.

AI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코어위브는 이날 11.91% 급락했다.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는 이른바 '네오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와 아이렌도 각각 12.18%, 11.19%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주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이크론은 5.63%, 브로드컴은 4.52% 하락했으며, AMD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각각 5.95%, 6.58% 내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3.83% 하락하며 8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 연속 하락 기록이다.

대형 기술주도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메타는 3.72%, 알파벳은 2.47%, 마이크로소프트는 1.93% 각각 하락했다.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된 막대한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일부 헬스케어와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일라이릴리는 0.43%, JP모건은 1.25%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종별 주가 흐름도 엇갈렸다.

국제유가 급등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됐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72% 오른 배럴당 109.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3.51% 상승한 배럴당 101.41달러에 마감하며 지난 9월 1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가운데 향후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도 기술주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AI 인프라 기업들은 차입 비용 상승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변동성 지수도 급등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22를 돌파하며 약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VIX는 이후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전장보다 21.45% 오른 19.99에 거래를 마쳤다.

옵션 시장에서도 향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려는 콜옵션 매수세가 나타나는 등 AI 관련주의 추가 조정과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