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생산 늘린다고?"…SK하이닉스가 펄쩍 뛰며 부인한 까닭은

입력 2026-10-17 09:00


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중국 다롄 공장에 미국산 낸드플래시 생산장비를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 "중국 생산확대 아냐"



17일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에 공장을 짓는 조건으로 중국 다롄 공장의 생산 확대를 위한 미국산 장비 반입 허가를 미 정부에 요청했다.

솔리다임은 다롄 사업장 내 '모드 B'에 새 장비를 들여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계획이다. 다롄 공장에는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KLA 등 미국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의 장비가 들어간다.

모드 B는 지난 2023년 완공됐지만, 당시 메모리 시장 침체로 장비 구축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다롄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모드 B 완공 당시 장비 구축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시장 상황을 근거로 한 추측성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모드 B의 장비 설치는 미 정부의 승인을 받아 올해 상반기부터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장비 반입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롄 공장을 추후 확장할 수 있도록 여유 있게 지어둔 것"이라며 "생산능력 확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中 생산 확대해 美 투자금 확보"

미 정부는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기 위해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용하던 개별 허가 면제 혜택(검증된 최종 사용자·VEU)을 철회했다. 기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장비 반입은 허용하되, 생산 능력 확대나 기술 개선을 위한 반입은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노후 장비를 새 장비로 교체하기 위한 것인 만큼 애초에 승인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다롄 공장 장비 반입의 조건으로 미국 공장 건설을 내걸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미국 공장 건설을 협상 카드로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중국 공장의 생산 확대에 대비해 필요한 장비를 확보하려는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낸드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낸드 가격이 지난 2023년 중반 이후 7배 급등했다.

특히 솔리다임이 중국 공장의 생산 확대를 통해 수익을 늘려 미국 공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경우 조달 자금도 미국 공장 건설에 투입할 수 있다. 현재 솔리다임은 미국 낸드 공장 후보지로 뉴욕주 북부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의 투자 유치와 SK하이닉스의 미중 공장 운영 전략이 맞물렸다는 해석이다. 미국 공장 건설로 현지 투자 요구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 공장에 필요한 장비도 확보해 양쪽의 생산 기반을 넓히려는 구상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