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덕에 62% 뛰었는데…대만 증시 ‘이상 기류’

입력 2026-10-16 10:13
대만 증시 외국인 매도 역대 최대 'TSMC 비중 40%' 대만 증시 구조


올해 62% 급등한 대만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외국인 수급이 TSMC 실적에 앞서 움직여 왔다는 점에서, 이번 매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의 속도 조절을 예고하는 신호인 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외국인 순매도는 약 3,026억대만달러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이후 최대였다.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는 1조9,200억대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순매도(6,300억대만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 외국인은 대만 증시 거래대금과 시가총액에서 40%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수급 주체다.

정정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대만가권지수는 62% 상승했다"면서도 “AI 투자 열기 속에 TSMC를 중심으로 한 대만 증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놓치기 싫은 투자처로 손꼽혀 왔지만, 외국인 매도세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흐름의 중심에는 TSMC가 있다. 가권지수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고, 2위 미디어텍은 4.5%에 그친다. TSMC에 대한 판단이 곧 대만 증시인 구조다.

정 연구원은 TSMC의 실적 자체는 견조하다고 강조했다. 3분기 매출은 467억달러로 1년 전보다 41% 늘어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고, 4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523억~54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61% 증가한 규모다.

그럼에도 외국인이 팔고 있는 배경으로는 추가 성장에 대한 고민이 꼽혔다. 정 연구원은 “2018년 이후 대만 증시의 분기 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4개 분기 이동 평균)는 TSMC 매출 성장률을 약 3개 분기 선행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고 설명했다.

TSMC는 지난해 1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이처럼 높아진 기저에서 추가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외국인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 순매수 추이와 대만가권지수 성과는 유사한 흐름을 보여 왔는데, 올해 들어서는 이 사이클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도 경계할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