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 시총 400조 증발...서킷 발동 시장 '패닉'

입력 2026-10-15 17:55
<앵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장중 한때 코스피 5,500선 마저 무너졌습니다. 지난 7월 말 이후 두달여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습니다.

어디까지 내려갈지, 반등의 계기는 없는지 증권가 진단을 고영욱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오늘 마감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코스피는 7.5% 하락한 5,556선에, 코스닥도 7.5% 떨어진 761선에 마감했습니다.

하루 만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약 400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됐습니다.

오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데 이어 오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지만 폭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오늘 오후 2시 30분부터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했는데요. 하락속도와 수급 측면에서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다음 지지선은 어느 부근으로 전망됩니까?

<기자>

코스피가 5,500선으로 내려오면서 증권가도 하단을 다시 점검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당초 5,600에서 6,000선 초반을 매수 검토 구간으로 봤지만, 이제는 기존 판단을 재점검해야 한다며 새 하단 제시를 유보했습니다.

삼성증권은 기술적 지지선으로 5,000선을, 유안타증권은 지난 7월 장중 저점과 가까운 5,300선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수급과 주도주, 반등 모멘텀까지 없는 ‘3무 장세’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먼저 외국인은 왜 계속 파는 겁니까?

<기자>

외국인은 오늘도 4조원어치를 순매도하며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습니다.

고금리 부담과 AI 투자에 대한 불안이 겹친 영향입니다.

간밤 미국 소비자물가 CPI가 예상을 웃돌면서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기관들이 일부 주식을 채권으로 옮기는 가운데, 변동성이 큰 한국 시장에서 차익실현이 집중됐다고 진단했습니다.

AI 투자가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질지 불안한 상황에서,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채권의 매력은 커진 겁니다.

여기에 외국인 물량을 받아낼 매수세도 충분하지 않아 주가 충격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나증권은 대형 반도체주에 쏠린 외국인 매도를 받아줄 매수 기반이 약해지면서 낙폭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동안 시장을 이끈 반도체주가 흔들리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반등 가능하겠습니까?

<기자>

현재의 주가 급락이 실적 붕괴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게 주요 증권사의 진단입니다.

삼성증권은 과도한 우려가 선반영 됐다며 AI 수요 둔화에 따른 실적 전망 하향의 근거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했고, 미래에셋도 반도체 실적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AI용 반도체를 빌려주는 미국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의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자금조달 우려가 커졌고, 간밤 주가도 16% 넘게 급락했습니다.

빚을 내 데이터센터를 지어도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면 투자를 계속 늘릴 수 있겠느냐는 의문입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를 대신할 주도 업종이 뚜렷하지 않다면서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업종으로 이차전지와 조선업이 꼽기도 했습니다.

반등 계기는 결국 실적입니다. 하나증권은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한 수요가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반등의 계기를 확인할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증권가에선 AI 투자를 이어갈지, 투자한 돈이 매출과 이익으로 돌아오는지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지켜봐야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당장 조금 전 대만 TSMC는 3분기 순이익으로 1년전보다 69% 늘어난 236억 달러를 발표했습니다. 사상 최대치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금융정보업체 LSEG과 집계한 시장 예상치도 2% 가량 웃돌았습니다.

오는 22일 메타, 29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발표와 주주환원 정책 발표도 반등 계기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 대응 전략도 정리해주시죠.

<기자>

대응 전략은 갈립니다. 삼성증권은 현금 비중을 높이고 저점 형성을 확인하자는 입장입니다.

반면 미래에셋은 코스피 선행 PER이 약 4배로 상당한 이익 감소를 이미 반영했다며, 글로벌 AI 핵심 기업의 분할 매수에 무게를 뒀습니다.

하나증권과 유안타증권도 실적이 유지되는 주도주를 나눠 사되, 비중 확대 속도는 외국인 수급 회복에 맞추라고 조언했습니다.

주가가 싸졌다는 평가와 바닥 확인은 구분해야 하지만, 실적과 경쟁력이 유지되는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