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 예산을 두고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발언한 데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소방공무원 노동조합이 잇따라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한국노총 소속 한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추 지사가 소방공무원을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부담을 주는 존재로 취급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국소방노조는 "소방은 누군가의 주머니를 축내는 빨대가 아니라 국민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수호자"라며 "정부는 소방관을 국가직으로 전환했다며 생색을 내놓고, 정작 인건비는 여전히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길중 한국소방노조 위원장은 "소방 인건비 전액을 국가재정으로 부담하는 등 기형적인 예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14일에는 민주노총 소속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가 추 지사의 발언이 소방공무원들의 헌신을 폄훼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전공노 소방본부는 "소방공무원은 경기도 재정을 갉아먹는 '빨대'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며 "추 지사는 전국 7만 소방공무원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밝혔다.
박진규 전공노 경기소방지부장은 경기도가 전국에서 화재와 출동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인 만큼 소방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박 지부장은 "현재 예산 부족으로 저녁 식사비조차 지원받지 못하고 인력 부족으로 2인 구급차를 운영하는 곳도 많다"며 "도지사라면 소방공무원들의 노고를 먼저 설명하면서 국가재정 지원 확대를 요구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독립 노조인 미래소방연합노동조합은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발언 취지는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용우 미래소방노조 위원장은 "'빨대'라는 표현 자체는 부적절하지만 중앙정부의 소방 재정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이해된다"며 국가의 재정 지원 확대나 지방정부 재원 확충 등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논란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시작됐다. 당시 추 지사는 소방 예산의 국비 지원 확대와 관련한 질의에 "소방이 가장 큰 골치 아픈 재정 빨대 같다"고 답했다.
추 지사는 소방공무원이 2020년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인건비와 사업비 등 상당한 예산을 여전히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경기도는 소방공무원을 비하하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은 "해당 발언은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관련 재정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오히려 국고 지원 비율이 줄어드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라며 "경기도 소방공무원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소방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