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장 미 증시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코어위브의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며 AI 투자가 빚더미라는 우려를 키우자 나스닥이 1.88% 가장 크게 밀렸습니다. 일단 오늘 시장 전반을 움직인 건 예상을 상회한 9월 CPI였습니다. 1년 전보다 3.7% 오르며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뜨겁게 나타나자, 2년물 국채 금리는 한때 13bp 넘게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다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3% 급락하는 등 증시 낙폭이 커짐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상쇄하면서 장 중반 들어 장기채 금리는 하락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연준의 긴축 전망은 강화됐습니다. 12월에 한 차례 그리고 내년에는 최대 세 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측되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이번 물가 지표가 금리 인상 확률을 끌어올려 위험자산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달러에는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비트코인도 8만 1천달러 선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CPI 발표 이후 달러 가치는 0.4% 상승해 달러 인덱스는 102.55까지 올랐습니다. 물가 부담과 지정학적 위험이 동시에 달러를 떠받치면서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간밤 물가 지표와 연준 베이지북에서 물가 압력이 확인되고 달러가 급등하자 그동안 그래도 버텨주던 귀금속 시장의 지지선도 무너졌습니다.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4,100달러까지 밀려났고, 은값은 6% 넘게 급락해 55달러선을 나타냈습니다.
한편, 이번에도 물가 지표 뚜껑을 열어보니 전체 인플레이션을 밀어 올린 주범은 역시나 에너지였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휘발유 가격은 무려 34.2% 올랐습니다. 오늘 미국 소매 디젤 평균 가격은 다시 갤런당 6.3달러로 올라선 가운데 간밤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서도 경유 공급 부족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경유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루 70만 배럴 급감했으며 이미 소진된 경유 재고 역시 내년 하반기 이전에는 충분히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러한 전망 속에 유가는 오늘도 중동에서 불어오는 군사적 긴장의 바람을 주시했습니다. WTI는 오늘도 1% 상승하며 배럴당 96달러선 그리고 브렌트유는 106달러 안팎의 고점에서 거래됐습니다. 미 중부사령부가 걸프 지역 협력국들이 1,9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밝혔지만, 중동의 화약고는 연일 불안한 모습입니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공항을 공격했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된 선박 수는 24척으로 전쟁 발발 이후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바닷길을 위협해 국제유가를 밀어올림으로써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나아가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를 뒤흔들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는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중동발 에너지 우려는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