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마감 시황 전해드리겠습니다.
(3대 지수) 간밤 뉴욕 증시는 예상보다 뜨거웠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에 흔들렸습니다. 지표 발표 직후 매물이 쏟아지며 약세로 출발한 증시는, 장중 내내 기술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됐는데요. 9월 CPI는 8월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오르며 예상치였던 3.6%를 웃돌았습니다. 근원 CPI 역시 전달 대비 0.3%, 전년 대비 2.6% 상승하며 예상치를 모두 소폭 상회했죠. 휘발유 등 에너지 비용이 상승하며 9월 CPI가 5개월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자, 투자자들은 다시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했는데요. 하루 전까지 페드워치에서 점친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22% 수준이었지만, CPI 발표 직후 50%까지 치솟았고, 현재는 34.9% 수준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가 1.11%, 나스닥 지수 1.88% 하락하며 크게 조정을 받았고요. 다우 지수가 0.09% 내리며 그나마 선방했습니다.
(미국채) 국채금리는 단기물과 장기물의 방향이 엇갈렸는데요. 10년물 국채금리는 1.9bp 하락했지만,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은 1.7bp 오르며 4.81%대를 가리켰습니다. 한국시간 새벽 3시엔 연준 베이지북이 공개됐는데요. 베이지북에 따르면 유가 상승이 미국 전역의 물가를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개 연은 관할 지역 가운데 세 곳이 물가 상승세를 급격하다고 표현했고, 네 곳은 상승 속도가 직전보다 빨라졌다고 보고했는데요.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기업들은 수익성이 나빠졌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섹터) 오늘은 상승한 섹터보다 하락한 섹터가 더 많은 하루였는데요.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자 기술주가 2.62%,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도 1.73% 조정을 받았습니다. 은행주 실적을 향한 시장 반응도 차가웠죠.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하며 주가가 4.76%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번 실적 악화에는 미국 금융당국이 자금세탁 방지 의무 위반으로 부과한 12억 달러의 벌금이 영향을 미쳤고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대형은행들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의 고객들을 상대로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이용을 거부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금융 섹터는 0.61% 조정을 받았습니다. 반면 경기 방어주로 자금이 이동하며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에너지 섹터가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하드웨어) 오늘 가장 타격이 컸던 건 AI 하드웨어 관련주들이었죠. 우선 간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그럼에도 주가는 4% 가까이 하락 마감했습니다. ASML CEO는 AI 열풍에 따른 장비 수요 폭증으로 현재의 공급 계획만으론 내년과 내후년 고객사 수요를 완전히 충족할 수 없다고 전망했는데요. 2028년 생산능력을 앞서 예고했던 ‘30% 증설’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오늘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AI 투자 거품 우려를 확산시켰는데요. 코어위브가 발행한 2032년 회사채 가격이 액면가 1달러당 80센트 아래로 떨어지며, 빚을 제대로 갚을 수 있을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진 겁니다. 결국 코어위브의 주가는 15% 폭락했고, 아이렌도 12% 동반 하락했습니다. 서버 업체들의 주가도 부진했는데요. 바클레이스가 델 테크놀로지스와 HPE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점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11.27% 하락 마감했습니다.
(국제유가) 국제유가는 오늘도 상승했는데요. WTI가 95달러, 브렌트유는 106달러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10월 석유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경유 시장의 공급난이 2027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인데요. 정유시설 생산량이 회복되더라도 누적된 공급 부족분을 해소하긴 어렵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 전술을 변경했다는 로이터의 보도도 전해졌죠. 미국의 유가 안정 노력을 무력화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환율) 국제유가의 상승 속에 CPI까지 뜨겁게 나오자 달러화 가치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 달러화 자산의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이 커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죠. 현재 달러인덱스는 102.5선으로 작년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월가에서는 오늘 장에 대해 어떤 한마디를 남겼는지도 확인해 보시죠. 제프리스의 퀀트 전략가들은 AI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실적 성장 동력이라면서도, AI 외 업종으로 선별적 분산투자에 나설 근거가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성장세 둔화와 실적 전망치 상향세 약화, 자금 조달 리스크 및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을 그 이유로 들었고요. RBC 캐피털도 가파른 주가 상승 이후 커진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유로, 미국 기술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금까지 미 증시 마감 시황이었습니다.
홍혜민 외신 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