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특별성과급 세부안이 공개되면서, 이른바 'N% 성과급'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정부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요구하는 성과급은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지침까지 마련했지만, 이미 노동계의 새로운 요구 기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입니다.
산업부 장슬기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장 기자, 삼성의 성과급 문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는데요. 현재 다른 산업으로까지 번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에 따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세부안이 공개되면서 노조에서는 기존 성과급까지 포함해 일부 직원의 보상액이 최대 7억5천만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산까지 나왔습니다.
이번 국감에서도 성과급을 특정 사업부의 영업이익에 연동하는 방식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다른 사업부와 협력업체의 기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삼성 내부에서는 DS와 DX부문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불만도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오는 22일 DX부문 직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직접 달래기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N% 성과급 요구는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삼성중공업도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제를 도입했고, 앞서 현대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기아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한 바 있습니다.
<앵커>
성과가 좋으면 직원들에게 많이 나눠주는 것도 자연스러운 논리 아닙니까?
<기자>
문제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사전에 정해놓고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기업은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둬도 세금과 이자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고, 미래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의 10% 또는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면 자금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반도체는 생산시설에, 자동차는 전기차와 로봇, 소프트웨어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합니다.
조선업 역시 친환경 선박과 생산설비 고도화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합니다.
산업별 수익구조가 다르다는 것도 문제로 꼽히는데요.
반도체는 업황에 따라 이익 변동폭이 크고, 조선은 수주부터 선박 인도까지 수년이 걸립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호황기에 확보한 이익을 미래 성장에 재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앵커>
정부도 N% 성과급은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지침을 내놨는데, 왜 요구는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정부 지침이 성과급에 대한 노사 협상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급하라는 요구는 의무적 교섭대상이나 노동쟁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침을 내놨습니다.
기업 이익의 사용은 투자와 경영 판단에 해당하는 만큼, 파업으로 배분을 강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상하고 합의하는 것은 가능하도록 열어뒀습니다.
삼성 노조위원장이 최근 국감에서 기존 합의의 유효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결국 정부가 범위를 제한하더라도 기업 이익의 일정 비율을 나눠달라는 요구와 협상은 계속될 수 있는 구조인 겁니다.
<앵커>
해외에도' N% 성과급' 같은 제도가 있습니까?
<기자>
해외에서도 일부 기업들은 이익연동형 성과급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환경에 따라 지급 조건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점에선 한국과 분위기가 다른데요.
대표적인 곳은 독일의 폭스바겐입니다.
폭스바겐은 최근 경영 악화가 지속되면서 노사 합의로 올해와 내년 성과급 지급을 유예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이 보상 일부를 양보하는 대신 회사는 2030년까지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하는 절충안을 택한 겁니다.
스텔란티스의 경우엔 수익성이 노사 합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률적인 N% 성과급이 아닌, 기업의 투자 여력과 업황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장정우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협력본부장 : 기업이 스스로 이 영업이익을 어디에 활용할지를 경영적 환경들을 고려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업의 재무구조들을 일단 살펴보고 각각 근로자들의 성과에 따라서 또 앞으로 성과를 더 유발할 수 있는 유인책으로 활용되는 것이…]
결국 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의 보상이 미래 투자와 성장을 제약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힙니다.
<앵커>
산업부 장슬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