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동안 신한자산운용의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3종에 개인투자자 자금 2231억원이 몰렸다. 하반기 들어 대형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주춤하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중장기 성장성에 베팅하는 개인들의 매수세는 꺾이지 않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AI반도체소부장' 'SOL 반도체전공정' 'SOL 반도체후공정' ETF 세 상품에 개인들의 투자가 집중됐다. 현재 이들의 순자산 규모는 각각 1조 3569억원, 4652억원, 1720억원에 달한다. 올 한 해 동안에만 세 상품의 순자산은 총 1조4691억원 불어났다. 특히 시장이 흔들리던 6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도 각각 1161억원, 1927억원, 886억원이 늘어나며 탄탄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전 세계적인 메모리 업황 회복과 데이터를 대량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가 맞물려 개인들의 관심이 뜨겁다"며 "단기적으로 주가가 출렁이더라도 뼈대가 튼튼한 핵심 장비나 부품 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 가치에 돈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역시 2028년까지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메모리 제조사들의 생산 시설 확대는 물론, 대만 TSMC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과 조립과 검사를 대신해 주는 외주업체(OSAT)들의 투자까지 더해져 장비와 소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제조 과정은 크게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앞 단계인 '전공정'과, 칩을 자르고 포장해 완성하는 뒷 단계인 '후공정'으로 나뉜다. 전공정 분야는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낸드플래시 투자를 다시 시작할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후공정 분야는 차세대 HBM 양산이 늘어나면서 초미세 포장(패키징) 기술과 검사 장비 수요가 주된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김정현 그룹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놓을 내년도 설비투자 계획이 시장의 핵심 변수"라며 "새로운 공급 계약이나 구체적인 투자 규모가 확정되면 관련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투자자들은 전체 산업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이나 특정 공정에 집중하는 상품 중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춰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OL AI반도체소부장'은 대형 종합 반도체 회사를 제외한 국내 우수 소재, 부품, 장비 기업 20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SOL 반도체전공정'은 반도체의 밑바탕이 되는 웨이퍼 제조 관련 기업에 집중하며, 'SOL 반도체후공정'은 차세대 패키징과 테스트 관련 핵심 기업을 담아 고성능 반도체 시대의 수혜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