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푸는 엄지성 향해 인종차별 모욕…英 축구장 '발칵'

입력 2026-10-14 14:25
수정 2026-10-14 14:26
경기 중단 사태에 경찰 수사 양측 구단 '엄정 대응' 예고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의 주역인 국가대표 공격수 엄지성(24·스완지 시티)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피해를 당해 한때 경기가 중단됐다.

스완지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더 덴에서 열린 밀월과의 2026-2027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원정경기가 끝난 뒤 구단 홈페이지에 "오늘 경기 후반전 도중 엄지성을 겨냥한 인종차별적 모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심은 양 팀이 0-0으로 맞서 있던 후반 22분 경기를 중단시킨 바 있다. 주심은 대기심에게 상황을 전달받은 뒤 양 팀 감독과 대화를 나누며 사태를 파악했다.

당시 엄지성은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로, 동료 선수와 함께 옆줄 부근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BBC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장내에는 인종차별적 구호가 나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활용해 관련자를 확인하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경기는 중단된 지 약 6분이 지난 후반 28분에야 재개됐다.

스완지는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구단은 모든 형태의 차별 행위를 규탄하며, 축구계는 물론 우리 사회 어디에도 이러한 행위가 설 자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밀월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우리는 이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어떠한 형태의 차별적 행위에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위를 한 사람에게는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밀월은 현재 경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비토르 마투스(포르투갈) 스완지 감독은 경기 후 엄지성을 향한 인종차별적 행위가 경기 중단의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마투스 감독은 "우리는 모두 이런 일이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우리는 선수 편에 서서 함께할 것"이라고 엄지성을 응원했다.

엄지성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스완지는 밀월을 1-0으로 꺾고 승점 23(7승 2무 1패)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한편 엄지성은 이달 초 막을 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1-0 승리를 이끈 결승 골을 터뜨리는 등 대회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의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회 연속 금메달 달성에 크게 기여했다.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