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m 뛸 몸인데 하프 도전"…'몬주익 영웅' 황영조의 당부

입력 2026-10-14 12:06
"선수도 때론 포기한다"…몸 상태에 맞는 달리기 강조 SNS 기록 경쟁에 우려…대회 주최 측에도 안전관리 당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가 최근 잇따르는 마라톤 대회 사망 사고와 관련해 기록에 집착하지 말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영조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마라톤 대회 사망 왜 일어날까?'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포기할 줄 아는 사람이 잘 뛰는 사람"이라며 "멈출 줄 아는 사람은 자기를 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엘리트 선수들도 충분히 운동이 돼 있는 몸이지만 뛰다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포기한다"며 일반 참가자들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면 무리해서 완주하려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충분한 훈련 없이 장거리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경계했다. 황영조는 "5㎞ 정도 가볍게 뛰어야 되는 몸인데 신청은 하프코스로 해놓고 뛴다"며 "준비가 안 됐을 때는 과감하게 거리를 줄이거나 기록을 생각하지 말고 편안하게 레이스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기록 경쟁 문화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황영조는 "어느 대회에서 몇 ㎞를 몇 분에 뛰었다고 SNS를 통해 자랑한다"며 "기록에 욕심을 내고 무리하게 달릴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러닝을 하는 것인데 건강을 위한 러닝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달리기가 되고 있다"며 자신의 체력과 당일 컨디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빨리 뛰는 게 잘 뛰는 게 아니고 즐겁게 뛰는 게 잘 뛰는 것"이라며 "부상 없이 뛰는 게 잘 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회 주최 측에도 안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황영조는 대회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각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출발선과 도착 지점뿐 아니라 주로에도 구급차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뛰는 분들도 자기 몸을 알고 뛰어야겠지만 준비하는 대회 측도 안전에 대해서 좀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열린 '2026 서울레이스'에서는 하프코스에 참가한 20대 여성이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