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연방준비제도 2인자인 뉴욕 연은 총재가 내년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르던 고금리 기세가 한풀 꺾였습니다.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오늘 밤으로 다가오면서, 채권 시장의 단기 반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딥시그널, 김종학 기자와 함께합니다.
국내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입니다만, 그런데도 시장은 바닥이 가까워졌다는 전망을 내고 있는건가요?
<기자>
시장은 지금 단기적으로는 채권 금리의 정점 통과 가능성, 4분기 시장 수급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 비관론이 한풀 꺾이면서, 과도하게 몰려있는 하락 베팅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 자산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간밤 연 5.217%로 지난주 기록한 24년 최고치인 연 5.36% 수준에서 소폭 하락한 상태입니다.
만기 20년 이상 초장기 국채금리를 담은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상장지수펀드 TLT도 지난주 5일을 기점으로 일주일간 약 2% 올라, 반등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각 기관들의 전망도 금리가 이대로 쭉 내려간다, 약세장이 끝났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국내외 증권사들의 분석을 뜯어보면 실질금리 기준으로 시장이 인내할 수준을 이미 넘어섰고, 만일 지금 수준보다 높은 연 5.7%를 넘는다면 시장이 무너질 위험도 안고 있다는 시나리오도 존재합니다.
어제도 전해드린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한 민간 부채 발행, 채권 시장에 쏟아지는 물량과 주식시장의 경우에도 내년도에 이어질 만만치 않은 수급 부담을 감안할 때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앵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열기가 만들어낸 후유증이 하나둘 나타나는 것 같군요.
하나씩 풀어보죠. 단기적으로는 금리 정점을 기대할 만한 부분이 간밤 전해진 뉴욕 연방준비제도 총재의 인터뷰 발언입니다. 사실상 금리 동결로 봐야 할 정도로 직설적이었다고요?
<기자>
네,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견해는 여전하지만 현 시점에서 더 행동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추가 인상 우려를 크게 덜어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연방준비제도의 FOMC 회의 고정 참석자이면서, 시중 유동성 즉 연방기금금리 범위를 실제로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 핵심 인사입니다.
인터뷰 전문을 뜯어보면, 올해 내내 물가가 완만한 상승을 이어왔는데 그 중 관세와 에너지, AI 충격으로 나눠볼 때 내년까지 이 세 가지 충격이 지속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과열은 아니며, 특정 충격을 넘어설 정도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지는 경제 여건도 아니다”라고 평가합니다.
관세 충격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 이미 상품 물가에 녹아들면서 추가로 가격을 끌어올릴 요인이 힘들다고 봤고, 에너지 충격도 정제 마진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일시적인 변수로 꼽고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풀릴 기미가 없는데다 후티의 사우디 공습이 점점 과감해지면서 유가를 붙들고 있고, AI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파장을 해석하는 범위가 좁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중립금리, 즉 물가 상승률을 제외한 실질 중립금리는 예상과 그리 멀지 않아 사시상 한 번의 인상으로 긴축을 매듭지을 수 있따는 희망을 열어뒀고, 지난 9월 이후 이어진 비둘기파적인 발언 덕문에 10월 인상 확률은 거의 사라진 상태입니다.
<앵커>
10년물 금리가 연 5.1에서 5.2% 사이로 낮아지면서 기관들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비관론이 꽤 줄어든 것 같군요?
<기자>
대형 기관, 운용사 보고서로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힙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이달초 기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기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응답비율이 지난달 15%에서 이번엔 1%로 대폭 줄었습니다.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응답률이고요.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응답자 5%는 물가가 더 둔화할 것이란 입장을 내면서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도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미 대형은행 실적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인 채권 트레이딩 실적이죠. 채권 포지션으로 보면 37% 응답자가 비중축소로 아직은 위험 관리에 무게가 실려있습니다.
또 다른 대형 투자은행인 씨티 글로벌은 수급 측면에서도 금리를 크게 떨어뜨릴 정도의 추가 매수 여력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올해 증시 상승과 고금리로 연기금의 장기채 투자가 늘었는데, 이미 연간 목표 비중에 가까워서 많아야 500억 달러 정도의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음 달 4일 미 재무부가 내놓을 국채발행계획 QRA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장기 금리를 밀어내릴 동력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미 재무부는 20년물과 30년물의 입찰 규모를 회차당 30억 달러로 줄이고 단기채를 늘릴 것이라는 것이 시티의 기본 시나리오입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장기물 발행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재무부의 장기채 압력을 어느 정도 덜어낸다면 금리 상단을 기대하 수 있다는 시각인거죠.
기관마다 다릅니다만 씨티 기준으로는 10년물은 5.3%가 올해 상단, 5% 수준에서 묶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앵커>
실제 자금을 굴리는 쪽에서도 비슷한 시각인가요?
<기자>
스위스계 자산운용사인 롬바르드오디에는 미국채 실질금리가 이미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면서 시장이 한계에 달했다고 봅니다.
10년물 실질금리가 2.7%, 성장률은 2.3%..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가며 장기금리를 방치하기 어렵다는 관점이고요. 위험 관리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입니다.
국내 하나증권도 기간 프리미엄으로 볼 때 채권을 오래 들고가는 대가로 받는 추가 금리가 90bp. 12년 만에 최고치로 이것도 구조적으로 바닥이 아니냐는 겁니다.
재정 적자에 따른 국채 공급과 AI 회사채는 바닥을 지지하지만 전쟁, 국제유가, 연준의 정책까지 다 더해서 추가 금리를 받았기 때문에 줄어들 여력이 있다는 거죠.
이폭이 45bp,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거고, 만약 긴축과 유가 상승 위험을 모두 다 더한다면 연 5.7% 수준의 금리를 넘어서지 않아야 시장이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앵커>
이런 논의를 결정지을 숫자가 오늘 밤 나옵니다. 미국의 10월 금리 결정 전 마지막 소비자물가지수인데, 둔화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디젤 가격의 사상 최고치 행진으로 인해 헤드라인 즉 전체 소비자물자 지수는 연 3.6%, 전월 대비 0.6%로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식품을 뺀 근원 물가는 전월 대비 0.2%, 8월보다 0.1%포인트 더 낮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있고요.
제가 확보한 월가 전망 중 씨티는 0.18%까지도 봅니다. 통신요금의 일회성 인상분을 빼야하고 중고차 지수로 볼 때 차량 판매도 둔화하면서 기저 물가 압력은 약해진다는 주장입니다.
BMO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금리 전략가는 기저 물가가 완화된다면 연준의 인내심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도 있고요.
<앵커>
만성적인 미국의 재정적자에 인공지능에 대한 여러 경쟁 요소로 금리의 바닥은 상당히 높아졌죠.
그럼에도 회복할 여력이 생기고 있다는 건데..흥미롭게도 간밤 영향력이 큰 월가 거물의 발언이 나왔죠.
<기자>
헤지펀드 거물인 폴 튜더 존스는 지난해 이미 AI랠리가 1999년과 같은 속도로 시장이 오르고 있고 올해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폴 튜더 존스는 이런 랠리가 막바지에 다달았다고 봤는데, 중간선거의 과거 사이클을 고려할 때 이달 말이나 내달초 바닥으로 4분기 남은 상승이 일어나고, 현재 시장에 투기적 포지션들도 같은 방향을 본다는 논리입니다.
문제는 앤스로픽의 상장 이후 내년 시장의 유동성과 수급이 엉망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스페이스X, 세레브러스 등 대형 상장기업들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을 비롯해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등의 추가적인 상장까지 감안하면 자사주 외에 시장을 밀어올릴 여력이 부족해진다는 관점으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첨단 인공지능 기업들의 상장 전까지 매출, 성장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혼선을 야기할 위험도 존재하고, 결과적으로 오늘 밤 앤스로픽 3분기 연환산 매출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채권 금리 투자 관련해서 대표적인 아이셰어즈 ETF는 단기채 중심인 SGOV보다 지금 수익률은 앞서있지만. 금리가 다시 11bp(1bp=0.01%p)만 뛰더라도 바로 수익률 역전에 들어가기 때문에 투자 기간을 길게 잡거나 방향을 크게 보고 접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