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들어갔다. 은행주를 시작으로 여러 기업이 장 시작 전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미국 주요 은행들의 성적은 엇갈렸다.
대부분의 은행이 활발해진 주식 거래로 수익을 늘렸지만, 채권 거래와 순이자이익 등 다른 사업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유나이티드헬스와 도미노피자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에도 향후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주식 거래 매출 72% 급증
주요 은행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발표한 곳은 골드만삭스 (GS)였다. 3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특히 주식 거래 매출은 1년 전보다 72% 급증했다.
중동 분쟁과 금리 상승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고팔며 투자 비중을 조정한 영향이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골드만삭스가 벌어들인 수익도 크게 증가했다.
호실적에 주가는 장 초반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면서 0.23% 하락 마감했다.
JP모간, 매출·EPS 시장 예상 하회
JP모간 (JPM)은 매출이 1년 전보다 증가했지만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에는 못 미쳤다. 주당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밑돈 것은 2023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부문별로는 주식 거래 매출이 49% 증가했지만 채권 거래 매출은 4% 감소했다. 전체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채권 거래 매출까지 줄면서 주가는 장 시작 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회사가 올해 순이자이익 전망을 높이면서 정규장에서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장중 등락을 반복한 끝에 결국 0.86% 하락 마감했다.
제이미 다이먼 CEO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앞으로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웰스파고, 순이자이익 예상 하회
웰스파고 (WFC)의 실적도 엇갈렸다. 매출은 시장 예상에 못 미쳤지만 주당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았다.
다만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이익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순이자이익은 은행이 대출 등으로 벌어들인 이자에서 고객에게 지급한 예금 이자를 뺀 금액이다.
이자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이 예상보다 적게 나오면서 웰스파고 주가는 3.1% 하락했다.
씨티그룹, 10년 만에 최대 분기 매출
씨티그룹 (C)은 10년 만에 가장 높은 3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투자은행과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이 늘면서 순이익은 1년 전보다 40% 증가했고, 순이자이익도 14% 늘었다.
다만 미국 신용카드 사업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고, 순이익은 오히려 8% 감소했다. 신용카드 사업에 대한 아쉬움이 부각되면서 주가는 5.6% 하락했다.
주식 거래에 집중된 성장 지속성은 과제
이번 은행 실적에서는 주식 거래 부문의 강한 성장세가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향후 금리 방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진 데다 에너지 가격까지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이에 맞춰 주식을 사고팔며 투자 비중을 조정했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은행들이 벌어들인 수익도 함께 증가했다.
다만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는 좋은 실적이 주식 거래 부문에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점을 우려했다. 활발한 주식 거래가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이러한 성과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유나이티드헬스, 호실적에도 의료비 부담 지속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 (UNH)는 3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이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그동안 건강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의료비 지출도 조금씩 개선됐다. 보험료로 받은 돈 가운데 의료비로 지출된 비율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하지만 의료비 부담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CEO는 의료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특히 고가 전문의약품과 응급·입원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환자들의 의료 서비스 이용도 계속 많은 만큼 보험 사업의 이익률이 목표 수준까지 회복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26년이 메디케이드 사업 이익률의 저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예상을 웃돈 실적보다 의료비 부담이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반영되면서 유나이티드헬스 주가는 0.2% 하락했다.
도미노피자, 소비 둔화·경유 가격 상승 부담
피자업계 1위 도미노피자 (DPZ)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자재와 물품 판매가 늘었고, 매장 수가 증가하면서 로열티 수입도 확대됐다.
다만 미국 동일점포 매출은 0.3%, 해외 동일점포 매출은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도미노피자는 소비자들이 피자 주문에 쓰는 돈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수는 늘고 있지만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 하는 데다 한 번 주문할 때 구매하는 메뉴 수도 줄었다. 경유 가격 상승으로 회사의 비용 부담도 커졌다.
일부 가맹점은 신규 매장 개점 계획을 미뤘고, 도미노피자도 올해 미국 내 매장 확장 전망을 낮췄다. 이런 부담에 주가는 4.76% 하락 마감했다.
시장 전망치 미제시에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하락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MAT)는 ‘세미콘 웨스트 2026’ 행사에서 웨이퍼 제조장비 시장의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주가가 6.69% 하락했다.
신닥스, 폐섬유증 치료제 임상 목표 달성 실패
신닥스 파마슈티컬스 (SNDX)는 폐가 점차 딱딱해지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악사틸리맙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임상 2상에서 당초 목표로 했던 치료 효과를 확인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15.71% 하락했다.
식스 플래그스, 롤러코스터 사고로 사망자 발생
미국 놀이공원 운영사 식스 플래그스 엔터테인먼트 (FUN)는 조지아주에 있는 ‘식스플래그스 오버 조지아’에서 롤러코스터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번 사고로 남성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치면서 주가가 -14.43% 약세를 보였다.
페르미, AMD와 금융 지원 계약 체결
전력망 개발업체 페르미 (FRMI)는 AMD와 금융 지원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14.46% 급등했다.
퀄컴·암, 같은 판결 두고 엇갈린 해석
반도체 설계업체 암 (ARM)은 퀄컴 (QCOM)과의 기술 라이선스 소송에서 배심원단이 4개 항목에 대해 암의 손을 들어줬다고 밝혔다.
나머지 2개 항목에서는 퀄컴에 각각 1달러씩, 총 2달러의 손해배상금만 인정됐다. 암은 손해배상금이 2달러에 그쳤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주장이 타당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퀄컴은 같은 판결을 다르게 해석했다. 배심원단이 암의 계약 위반을 인정했고, 퀄컴의 사업에 피해를 주려 했다는 점도 확인해 줬다고 주장했다.
또 앞서 거둔 법원 승소까지 고려하면 암이 퀄컴과 관련 기업들에 피해를 주려 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