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열린 프로레슬링 경기 도중 75세 심판이 선수의 기술을 받은 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관중과 경기 관계자들은 심판이 쓰러진 상황을 경기 연출의 일부로 여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10일(현지시간) 라틴 타임즈와 멕시코 일간 엘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멕시코 이달고주 미네랄데라레포르마의 한 경기장에서 심판 헤라르도 헤르만 피네다(75)가 경기 도중 쓰러져 숨졌다.
'엘 부호'(El Buho·부엉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온 피네다는 당시 '이호 데 피시만'과 '마스카라 사그라다 NG'의 경기를 맡고 있었다.
사고는 피시만이 경기 도중 심판에게 기술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피네다는 링 바닥에 쓰러진 뒤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고, 이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서는 심판이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경기 연출의 일부로 생각해 상황의 심각성을 즉각 알아차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레슬링에서는 심판이 선수의 공격을 받고 쓰러지는 장면도 경기 연출에 포함되곤 한다.
초기 현지 보도에서는 피시만이 심판에게 머리와 목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파일드라이버' 기술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후 공개된 경기 영상을 토대로 실제 사용된 기술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와 정확한 사고 경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장 안전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라틴 타임즈는 후속 보도에서 사고 당시 경기장에 구급차와 의료진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신속한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지 당국은 사고 다음 날인 7일 피시만을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다만 피시만은 이후 피해자 유족 측과 배상 합의를 거쳐 석방됐다. 멕시코 일간 라 호르나다는 9일 경기 주최사 측 법률대리인이 합의 사실과 선수의 석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엘파이스 역시 양측의 합의에 따라 형사 절차가 진행되지 않게 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배상 조건과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피네다는 과거 프로레슬링 선수로 활동하다 심판으로 전향한 베테랑이었다. 사고에 연루된 피시만은 멕시코의 유명 프로레슬러였던 고(故) 피시만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