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을 출국시키는 과정에서 보호소 직원들이 입에 접착력이 강한 테이프를 붙이고 목을 조르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실 등에 따르면 인도 국적 남성 A씨는 지난 8월 27일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들에게 강제퇴거를 당하는 과정에서 신체의 자유와 인간 존엄성을 침해당했다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지난 2일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약 8개월 동안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용돼 있었다. 출입국관리법상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은 외국인보호소에 최대 9개월까지 머무를 수 있다.
진정서 내용에 따르면 A씨는 강제퇴거일 오전 '방 안의 갈등 때문에 안전이 걱정되니 다른 방으로 옮겨야 한다'는 담당 보호관 지시에 따라 짐을 쌌다. 그러나 이는 강제퇴거를 위한 호출이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강제퇴거 집행 직전에야 A씨가 신청한 보호일시해제에 대해 거부 결정이 내려졌다는 내용의 한국어 서류를 제시했다.
A씨는 번역과 설명을 요청했고, 결정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며 난민 신청을 할 수 있는지도 거듭 물었으나 묵살당했다고 한다.
이후 공항으로 이동하는 호송차량 안에서는 수갑과 신체보호장비를 착용한 A씨의 입에 접착력이 강한 덕테이프(Duct Tape)가 여러 겹 감겼다. 그 위로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스키마스크까지 씌워졌다는 것이 A씨 측 설명이다.
A씨는 공항 도착 이후 항공기에 탑승하기까지의 과정에서도 보호소 직원들이 자신의 뺨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족과 변호사 등에게 연락하기 위해 전날 보호관에게 제출한 휴대전화를 돌려달라고 반복 요청했으나 인도에 도착해 출국 게이트를 나서기 직전에 돌려받았다고 한다.
박은정 의원실은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보디캠 자료 등을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A씨가 "스스로 갈게요"(I go myself), "저항하지 않을게요"(I will not fight)라고 말했음에도 보호관들이 A씨의 어깨를 짓누르고, "그만 말하라"(Stop talking)라고 경고하며 목을 조르는 장면이 담겼다.
박 의원은 "피해자는 계속 저항할 생각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보호소 직원은 호송 내내 반말, 고압적인 태도, 윽박, 신체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 화성외국인보호소 '새우꺾기' 가혹행위 사건 재판에서 케이블타이나 박스테이프는 법령에 근거가 없는 보호장비로 사용이 위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음을 환기하며 "박스테이프보다도 더 접착력이 강한 덕테이프로 피해자의 입을 봉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저렇게 가혹행위를 하는 게 매뉴얼에 있나. 잘못이냐 아니냐"고 묻자 이진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저 테이프는 보호장비로 규정돼 있지 않고, 저렇게 감아서 강제 출국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명백하게 잘못됐다"고 답했다.
A씨 측은 인권위가 보호소 직원들의 강제퇴거 집행 과정 전반을 조사해 인권침해 여부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