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일 아니네'…AI 해킹에 기업·지자체 줄줄이 '비상'

입력 2026-10-06 19:55
AI 악용, 일본 기업·기관 사이버 공격 급증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 잇따라 발생


일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노린 사이버 공격이 인공지능(AI) 악용 범죄와 맞물려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공표된 부정 접속 피해 건수가 벌써 지난 한 해 전체를 넘어섰다.

6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사이버 보안 기업 트렌드마이크로는 6일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일본 기업과 지자체가 공표한 부정 접속 피해가 6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일어난 593건을 이미 웃도는 수치다.

이 회사 관계자는 AI 기술을 악용한 공격이 쉬워지는 환경이라며 기업 등에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대형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일본 최대 차량공유 업체 타임즈카는 이용자 660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발표해 파장을 일으켰다. 다이와증권은 위탁 업체 서버가 해킹당해 최대 22만 건의 고객 정보가 새나갔을 가능성을 공개했고, 시계 업체 시티즌도 외부 위탁 업체 서버에 부정 접속이 있어 약 10만명분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레스토랑 체인 야키니쿠킹 앱은 가입자의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등 약 1,079만 건이, 할인점 미스터 맥스의 온라인 판매점 서버에서는 고객 173만명분의 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GMO리서치&AI의 설문조사 사이트에서는 이용자 성명, 이메일 주소 등 개인정보 약 95만 건이 유출된 데다 286만엔(약 2,400만원) 상당의 포인트가 부정하게 교환되는 금전 피해까지 났다.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는 4일 직원용 업무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365' 계정이 공격을 받아 직원을 사칭한 이메일 약 9,000건이 취재원 등에게 발송됐다고 발표했다. 제삼자가 직원 계정에 부정하게 로그인한 것으로 보이며, 수신자의 이메일 주소와 이름은 물론 일부 이메일 내용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수사 당국 관계자는 교도통신에 "과거에는 해킹에도 전문 지식이 필요했지만, AI가 등장하면서 지식이 없어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정 접속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는 전제 아래, 이용자가 기업 사이트 등에 저장해 둔 개인정보의 종류와 보관 기간을 재검토해 피해를 줄이라고 조언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신한·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에서 해킹 침해 사고가 발생했고, 온라인투자금융업(온투업) 회사인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와 모우다도 침해 사실을 알렸다. 금융당국은 공격자가 IP를 바꿔 가며 AI 도구로 여러 금융사를 상대로 자동화된 공격을 벌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