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갑니다"…금메달 따고 웃었는데, 결국 줄사과

입력 2026-10-04 23:17
금메달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이기혁·양민혁 등 인터뷰 발언·SNS로 비판 자초 안철수 "군대가 혐오시설이냐…혜택 재고해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을 달성한 한국 대표팀이 일부 선수들의 병역 혜택 관련 발언과 소셜미디어(SNS) 게시물로 논란에 휩싸였다. 선수들이 잇따라 사과한 데 이어 대한축구협회까지 고개를 숙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2014년 인천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논란은 경기 후 일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주장 이기혁은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못 땄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입대가 9일 남았었다"며 "간절했고 절실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짐을 덜어내 뜻깊다"고 말했다. 이어 금메달을 들어 올리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했다.

양민혁도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승수는 금메달 획득 후 이른바 '전역모'를 쓴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 같은 발언과 게시물이 알려지면서 병역 의무를 지나치게 가볍게 표현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군대가 혐오시설이냐, 사람이 못 갈 곳이냐, 매년 입대하는 수많은 청년은 모두 호구냐"며 "국가대표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선수들의 의식이 이 정도라니 너무나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군 면제, 이제 재고해야 한다"며 병역 혜택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선수들은 잇따라 사과했다.

이기혁은 4일 귀국 후 "주장인 만큼 말의 무게를 생각하고 얘기했어야 한다"며 "국방의 의무를 쉽게, 가볍게 여긴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민혁도 SNS를 통해 병역 혜택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한 여러 동기 중 하나였다는 뜻이었다며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승수 역시 해당 사진을 삭제한 뒤 팬에게 받은 모자를 별다른 생각 없이 착용했다고 해명하면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을 조롱하거나 그 노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마음은 없었다"고 사과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일부 선수들의 경솔한 언행과 인터뷰로 많은 국민 여러분과 현역 장병들께 실망과 상처를 안긴 점 깊은 사과드린다"며 국가대표 소양과 윤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