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통합제련소 건설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친환경 설계 윤곽이 드러났다.
고려아연은 미국 전쟁부가 지난달 11일 미국 국가환경정책법(NEPA)을 근거로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최종 환경평가(Final EA)를 완료하고, '중대한 환경영향 없음(FONSI)' 결정을 내렸다고 2일 밝혔다.
미국 환경영향평가는 현지의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첫 관문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고려아연은 향후 별도의 상세 환경영향평가서(EIS) 작성 없이 후속 개별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미국 전쟁부의 평가서에는 고려아연의 검증된 제련·정련 기술을 미국의 운영·규제 요건에 맞춰 적용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먼저 운영단계 대기 확산 모델링에서는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납 등의 배출 예측치가 미국 국가대기환경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대기오염물질 총배출량도 환경 기준을 만족했다.
이러한 예측에는 고려아연이 제출한 백필터, 습식세정장치 등 대기오염 방지시설 구축 계획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수자원 관리에는 용수 재이용과 오염 예방 대책을 함께 반영했다. 고려아연은 개별 공정과 공장 전체에서 물을 재순환·재이용해 총 사용량의 약 20%를 다시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영용수로 지하수를 사용하지 않는 방침도 명시됐으며, 폐수·폐산은 7개 공정으로 구성된 처리시설에서 중금속과 불순물을 제거한 뒤 미국 현지의 허가 조건에 따라 처리·방류할 것으로 계획했다.
또 빗물이 원료와 제품, 폐기물과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덮개를 갖춘 건물과 컨베이어, 용기, 탱크 등에서 보관·취급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공정 구역과 자재 취급구역 등을 나눠 빗물을 별도로 관리하고, 처리한 빗물을 냉각 및 공정용수에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단순히 수자원 활용 관리만이 아닌 오염물질이 빗물과 섞여 외부로 유출되는 경로를 사전에 관리하는 구조다.
이러한 공정 설계의 또 다른 축은 '자원순환'이다. 평가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연간 약 35만 톤의 주요 공정 잔재·부산물 중 약 96%에 달하는 33만5천여톤을 재사용·재활용, 금속 회수, 산업원료 공급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또 한 공정에서 발생한 잔재를 다른 공정의 원료로 다시 투입해 핵심광물 회수를 극대화하는 온산제련소의 통합제련 구조도 테네시주 통합제련소에 반영됐다.
이밖에도 기존 니어스타 클락스빌 제련소(현 크루서블 징크)의 잔재 저장시설인 '폰드'에 보관된 제련 잔재물을 연간 6만4,500건조톤 규모로 원료에 활용하는 계획도 담겼다. 기존에 쌓인 잔재를 새로운 금속 생산에도 활용하는 자원순환 모델이다.
평가서는 "이러한 고려아연의 환경관리 조치가 사업 설계와 실행 전반에 포함돼 있으며, 이를 전제로 환경 영향을 분석해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향후 배출 저감과 환경 감시, 자원순환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미국 현지의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첨단 제련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검증된 고려아연의 기술을 미국 규제에 맞추고, 대기오염 방지설비와 수처리, 자원순환, 모니터링을 설계 초부터 반영해 환경영향의 예측·관리 가능성을 높여온 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후속 인허가와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성실히 진행하고, 허가 조건과 저감·관리 조치를 철저히 이행해 미국 환경기준에 부합하는 첨단 통합제련소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