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매물 소화 과정...상승 탄력 강할 것"

입력 2026-09-30 17:53
증권가 이구동성 “실적은 충분..금리가 관건”


국내 증권가는 미 장기 금리가 안정될 경우 상장사들의 순이익 증가를 바탕으로 코스피 지수가 8,000선 부근까지 재도전 가능하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NH투자증권은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수가 박스권 상단인 7천선을 넘어서면 매물대 소화를 거친 지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봤고, BNK투자증권은 전날 퀀트 분석에 따라 적정 밴드 상단을 8,000선 가까이 제시했다.

◆ 아득한 9,000선…넉 달째 답없는 박스권

올해 코스피 지수는 세계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극적인 궤적을 그려왔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을 타고 지난 1월 5,000선, 2월 6,000선을 차례로 돌파한 코스피는 지난 6월 19일 장중 9,358.59로 사상 최고치를 찍고서 넉 달가까운 조정을 받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과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우려가 터진 뒤 7월 들어 5,262선까지 밀렸고, 이후에도 상방이 가로막힌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반년 넘게 지속 중인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 유가와 미 연준의 긴축 기조로 미 장기금리가 연 5%대를 넘어섰고,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의 대규모 매도로 코스피 반등은 7,000선에 번번이 막혀왔다.

◆ 증권가 "박스권은 소화 과정…금리 뒷받침 필요"

주요 증권사들은 이러한 박스권 거래 행태를 두고 약세장 장기화가 아니라 매물 소화를 통한 돌파 기회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전략가는 28일 10월 전망을 통해 “장기금리 안정과 기업이익 개선이 확인될 경우 코스피 박스권 상향 돌파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연 5% 중반까지 치솟은 시중금리의 절대수준이 아니라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한 미 연준의 판단으로 장기금리가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김 전략가는 현재 코스피가 올해 상반기 8,000선 후반에 유입됐던 자금의 차익실현 물량을 점차 소화하는 과정으로 “상단 돌파 시 생각보다 상승 탄력이 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의 최대 변수는 위험자산 시장을 둘러싼 금리 환경이다. 미국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전 같은 기간보다 3.4%, 전월 대비로 0.4% 오르는 등 견고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금리선물 시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올해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했고, 채권 시장은 미 국채 30년물이 22년 만에 최고치까지 뛰는 등 자산 시장 전반에 대한 압력을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김 전략가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일드갭(Yield Gap) 수준으로 보면 금리가 높더라도 낮은 주가수익비율(PER)로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밝혔다.

DB증권도 별도의 주간 보고서에서 "높은 금리가 기업 이익을 당장 훼손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당분간 금리의 영향력은 실적보다 밸류에이션에 집중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형기술 기업의 부채 부담과 인공지능 투자 지속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도 결국 실적에서 판가름날 것이란 전망이다. NH투자증권 추정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의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97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수준에 이른다.

원화 강세로 인한 이익 훼손 우려에도 반도체 가격 상승이 이를 떠받치는 구조로 내년도(2027년) 이익 추정치를 10% 깎더라도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5.9배의 저평가 상태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퀀트를 기반으로 한 분석에서도 코스피 지수는 과거 대비 저평가 구간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NK투자증권의 최원곤 퀀트 전략가는 전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 8월까지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수익성 개선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상승했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빠르게 늘어나며 주가수익비율(PER)은 하락했다”고 밝혔다.

기업의 이익이 빠르게 늘어나도 ROE는 통상 정상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고, 한국의 경기민감 섹터 중심의 구조상 수익 개선폭을 반영하지 못하는 등 구조적인 밸류에이션 제약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상장사의 초과이익의 지속성까지 넣어 적정 지수를 산정할 경우 8월 말 기준 중심선은 6,993, 밴드 상단은 7,970으로 나타난다. 이는 강한 이익 전망이 뒷받침 되어야 현재의 박스권을 탈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조정은 종목 교체 기회"…반도체·방산·저PBR주 주목

NH투자증권은 10월 국내 시장에서 반도체·소부장 비중을 유지하면서 유럽 시장을 선점한 방산·2차전지, 내년 상법 개정 효과가 본격화될 배당·저PBR 종목을 눈여겨 볼 것을 제시했다.

마이크론의 실적 이후 10월 중순부터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다. AI 인프라 투자로 인한 미 대형 기업들의 순이익과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 이후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차례로 치러지면서 연말 증시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